올 9~11월 2480억원 적자 기록
삼성·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암울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내년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 고강도 비용 절감에 돌입하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 업체다.
마이크론은 9~11월(마이크론 기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줄어든 40억9,000만 달러(약 5조2,150억 원)를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는 23억1,000만 달러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억9,5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와 공급의 현격한 불일치로 인해 내년 내내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수요 급감으로 인한 저조한 실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은 내년 중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9월 기준 마이크론의 직원 수가 4만8,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4,0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설비 투자도 줄이기로 했다.
최근 감원을 공식화한 반도체 업체는 마이크론뿐만이 아니다. 10월 미국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도 3년간 지출 100억 달러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인력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와 퀄컴은 신규 채용을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기록적인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 등으로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타격을 입은 탓이다.
마이크론의 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는 점에서, 두 한국 업체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SK하이닉스의 걱정이 더 클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