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교·캐시백 美스타트업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새삼 인기
미국 스타트업 프라이스 테크놀로지가 만든 쇼핑 플랫폼 프라이스닷컴(Price.com)은 한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와 유사하다. 이 플랫폼은 미국 내 유통점 1만5,000여 곳에서 판매 중인 10억 개 이상의 제품과 연동돼 있어, 원하는 상품을 지금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보여준다.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도 이 앱으로 바코드를 읽으면 더 저렴하게 팔고 있는 웹사이트로 안내해 준다. 프라이스닷컴에서 찾은 사이트로 들어가 구입을 완료하면, 지불한 물건값의 1%부터, 많게는 35%까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프라이스닷컴 같은 가격 비교 서비스는 사실 별로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40년 만에 온 최악의 인플레이션 탓에 '한 푼이라도 아끼게 도와주는' 이런 서비스들의 수요가 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 품을 들여 더 저렴하게 사거나, 같은 값이라면 더 큰 혜택을 누리는 쪽으로 쇼핑 습관이 바뀌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앱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미국에서 가격 비교나 캐시백 성격을 가진 쇼핑 서비스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 수는 약 3,700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40% 정도 증가한 수치다.
스타트업 투자가 눈에 띄게 말라붙고, 그 결과 기술기업의 정리해고 소식이 잇따른 한 해였음에도, 절약형 쇼핑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엔 돈이 몰렸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올해 이들 스타트업이 총 4억6,100만 달러(약 5,880억 원)를 투자받았다고 집계했다. 이는 1년 전보다 62%나 증가한 것이며, 2011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라는 게 피치북의 설명이다.
결제한 영수증을 스캔하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앱 페치(fetch)도 물가 상승의 수혜를 입은 서비스 중 하나다. 앱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페치의 다운로드 건수는 1,440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페치는 4월 2억4,000만 달러(약 3,06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캐시백 앱인 업사이드(Upside) 역시 11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13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구글, 아마존 같은 기존 쇼핑 플랫폼에서 광고가 늘어난 것도 새로운 쇼핑 플랫폼의 인기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고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이 다른 서비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악화로 새삼 주목받고 있지만, 절약형 쇼핑 서비스의 인기는 계속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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