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터' 배경 오타루·온천 즐기는 규슈 대신
'하루 네 끼' 식도락 성지 오사카 인기 급증
무비자 입국·엔저·일본 여행 성수기 효과 분석
일본 겨울 여행은 홋카이도와 규슈라는 공식 깨졌다
눈으로 뒤덮인 설국(雪國) 풍경을 보기 위해선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인 홋카이도 오타루를 찾는다.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려면 규슈의 유후인과 벳푸에 간다. 이처럼 여행객들 사이에선 하나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일본의 겨울철 여행 선호 지역이 달라졌다.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여행지 가운데 관광객이 눈에 띄게 많이 찾는 곳은 다름 아닌 오사카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10월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지난달부터 항공권 예약 고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을 선택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인터파크가 지난달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위는 오사카(16.8%)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인기는 다음 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노랑풍선이 다음 달 출발하는 일본 패키지 상품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월과 비교해 오사카에 대한 관심이 609%로 가장 폭발적으로 늘었고, 규슈(403%)와 홋카이도(365%)가 뒤를 이었다.
오사카의 여행 테마는 '미식여행'. 이 때문에 주로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기 좋은 봄이나 여름, 가을에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추위를 뚫고 맛집 탐방을 감행(?)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육현우 모두투어 이사는 "최근 일본 여행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특히 방문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오사카가 가장 인기가 많다"며 "'하루 네 끼'는 먹어야 하는 식도락 성지의 인기가 겨울철 선호 지역인 규슈와 홋카이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수석도 "(오사카뿐 아니라) 일본 여행 상품 중에는 미식여행 기획 상품이 지역별로 있다"며 달라진 여행 트렌드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최근까지 비자가 필요했던 기간 동안 억눌렸던 미식여행 소비 심리가 추위를 뚫고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점은 오사카뿐 아니라 일본 다른 지역을 여행하려는 수요도 높다는 것이다. 여행업계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①겨울철이 일본 여행 성수기인 데다 ②엔저 현상과 ③비행기 공급석 확대 등이 어우러져 일본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월 여행 관심 지역은 일본이 압도적으로 높고 유럽과 동남아 순으로 높은 예약률을 보인다"며 "일본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과 최근 엔화 가치 약세 등이 유인책이 돼 일본 여행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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