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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형제 '700억 횡령' 도와준 7명 90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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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형제 '700억 횡령' 도와준 7명 90억 받았다

입력
2022.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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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형제도 사문서 위조·업무방해 등 추가 기소
증권사 직원, 차명계좌 11개 개설 및 거래 도와
부모 등은 범죄수익 정황 알고도 90억 원 수수
채무변제·사업자금·부동산매매·해외여행 '펑펑'

우리은행 본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은행 본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리은행 직원 전모씨 형제의 회삿돈 707억 원 횡령 범죄를 도운 가족과 지인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전씨 형제도 우리은행 문건 위조, 차명계좌 관련 업무방해,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으로 추가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임세진)가 전날 증권사 직원 노모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씨 형제의 부모와 지인 등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범죄수익은닉에 가담한 다른 공범 1명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전씨 형제 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횡령금 93억여 원을 추가하고, 사문서 위조·행사 및 업무방해 등 혐의를 포함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전씨 형제가 횡령금을 무상 지급한 22명을 찾아내 74억 원 상당을 환수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검찰 수사 결과, 전씨 형제는 채무를 갚으려고 2012년 3월 우리은행이 보관하던 11억5,000만 원 상당을 빼돌린 것을 시작으로 9년간 출자전환 주식·워크아웃 자금 등 총 707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명의 공문을 위조하고, 빼돌린 돈을 가족·지인 등 다수 차명 계좌에 입금해 자금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직원 노씨는 전씨가 차명거래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영업실적을 위해 2012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차명계좌 11개를 개설해 줬다. 이렇게 개설된 계좌로 전씨 형제는 4,000여 회에 걸쳐 주식매매와 옵션거래 등을 했다. 검찰은 노씨가 전씨 형제에게 1,8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노씨는 이 같은 옵션거래 인센티브로 회사에서 4억4,0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노씨를 포함해 전씨 형제의 부모·지인 등 7명은 2012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범죄수익 정황을 알면서도 이들에게서 총 89억9,800만 원을 받아 채무변제, 사업자금, 부동산·차량·미술품 구입, 해외여행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 형제는 올해 4월 채권자 압류로 기존 계좌를 쓸 수 없게 되자, 지인 조모씨 명의 계좌를 넘겨받아 옵션거래를 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범행이 발각되자 경찰에 자수하기 전 지인에게 휴대폰을 은닉하도록 했고, 지인은 휴대폰을 보관하다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 형제의 횡령자금 중 674억여 원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추진 관련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계약상대방인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돌려줘야 하는 M&A 계약금 등이었다. 전씨는 2016년 12월 공장부지 매각 업무 관련 대부금 환급금 7,500만여 원을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보내달라는 취지로 우리은행 명의 문건을 보내는 등 총 9종의 공문 등을 위조했다. 2018년 6월엔 우리은행이 보관 중인 엔텍합 계약금을 해당 페이퍼컴퍼니에 이전한다는 취지로 채권단협의회 약정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불법자금 거래를 적극 돕고 대가까지 받은 금융기관 직원의 도덕적 해이, 출처 불명 거액을 은닉하고 사용한 조력자들의 도덕 불감증이 결합돼 전씨 형제의 장기간 범행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력자들까지 밝혀 모두 처벌하고 범죄수익을 수수한 제3자의 부당 이득까지 환수하는 등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원칙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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