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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엔 30초 머물고, 빨간불에 무단횡단 한덕수... 국민신문고에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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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엔 30초 머물고, 빨간불에 무단횡단 한덕수... 국민신문고에 신고

입력
2022.12.21 16:56
수정
2022.12.21 18:32
0 0

이태원 분향소 찾았다가 유족들 반발에 돌아서
취재진 등 질문 피하다가 빨간불에 '무단횡단'
국민신문고 신고 접수... 형사처벌은 어려울 듯

19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조문을 하러 왔다가 빨간불인데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시사인 영상 캡처

19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조문을 하러 왔다가 빨간불인데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시사인 영상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들 반발로 발길을 돌리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무단횡단한 영상이 온라인 등에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총리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됐다.

21일 YTN·시사인 등이 촬영한 현장 영상을 보면, 한 총리는 지난 19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한 총리 방문 일정을 사전에 듣지 못한 유가족들은 한 총리 앞을 두 팔 벌려 막아선 채 "정부의 공식 사과를 갖고 와라" "정부 공식 사과가 아니면 안 받는다"고 항의했다. 한 총리는 분향소에 발도 들이지 못한 채 유가족에게 목례만 한 뒤 30초 만에 돌아서야 했다.

한 총리가 분향소 건너편에 대기 중이던 관용차로 가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자 유튜버와 취재진이 한 총리를 에워쌌다. 휴대폰으로 한 총리를 촬영하던 남성은 "분향하러 오셨나요? 개인적으로요?"라고 물었고, 다른 취재진도 "유족분들께 와서 어떤 말씀 해주시려고 하셨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질문이 계속되자 보행신호가 빨간불이었는데도 앞장서 안내하는 경호원을 따라 곧장 왕복 4차선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 이 과정에서 달려오던 차량들이 빨간불에 길을 건너는 한 총리 일행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기도 했다.

19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조문을 하러 왔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시사인 영상 캡처

19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조문을 하러 왔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시사인 영상 캡처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도로교통법 위반(무단횡단)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하는 중차대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 민원은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를 비롯한 총리실 관계자 여러 명이 무단횡단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도로교통법 위반을 넘어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형법 제185조는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형사처벌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경비교통과장은 "도로나 교량을 파괴하는 등 교통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수준이어야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형법 제185조로 처벌된 판결문을 살펴보면, 단순 무단횡단뿐 아니라 도로 한가운데에 드러눕거나 뛰어드는 등 일정시간 동안 교통을 방해했을 경우에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총리실은 "유가족 반대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정부서울청사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넌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나주예 기자
김도형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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