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분과위 20회 넘게 논의했지만
코로나19로 정상 운영 적어 분석에 한계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통합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당분간 양사는 현재와 같이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일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코레일과 SR가 정상적으로 운영된 기간이 3년에 불과해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며 유지 또는 통합에 대한 판단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국토부는 코레일, SR, 국가철도공단 대표 1인과 각사에서 추천한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3월부터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에 대해 20차례 넘게 논의해왔다.
코레일과 SR의 통합 논의는 2013년 정부가 철도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SR를 설립했을 때부터 이어져왔다. 정부는 철도산업이 국영체제(구 철도청)로만 운영된 탓에 영업적자가 쌓이면서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2004년 철도 운영을 코레일이, 시설 마련을 국가철도공단이 분리해 맡았다. 2013년에는 코레일로부터 자회사 형태로 SR를 분리했다. 2016년 SR가 수서발 고속철도를 개통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됐다.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철도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을 주장하지만, SR와 SR노조는 고객 서비스 개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대립해왔다. 이번 분과위에서도 양측은 첨예하게 맞섰다. 통합 반대 측은 경쟁체제 도입 후 KTX 마일리지제가 부활하는 등 이용자들에게 연평균 1,506억 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고속철도 서비스 품질도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찬성 측은 통합으로 인건비, 설비비 등 연간 406억 원의 중복 비용이 절감되고, KTX, SRT 간 승차권 변경이 불가한 점 등 이용자 불편도 해소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정부에서는 당분간 철도 공기업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상 국토부 철도국장은 "경쟁체제 유지 여부를 언제 어떻게 다시 평가할지 계획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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