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 조직 및 인사제도 개선방안' 발표
총경급 58개 직위 신설, 승진연한 16년→11년
순경 출신 고위직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
경찰·해경·소방 등 임금 공안직화...평균 1.7% 인상
행정안전부가 총경 복수직급제와 승진 최저근무연수 단축을 골자로 하는 경찰 조직 및 인사 개선방안을 19일 발표했다. 경찰 내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순경 출신의 고위직 진출 확대가 개선안의 주된 취지다. 하지만 현장대응 능력 취약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복수직급제 도입…총경급 58개 직위 신설
이날 발표된 개선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기존 경정 직위를 총경이 맡는 복수직급제 도입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주요 시·도 경찰청 상황팀장을 총경급으로 격상해 이태원 참사 대응과정에서 확인된 미흡한 사고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내년부터 본청과 서울ㆍ부산ㆍ경기남부청 상황팀장 등 본청과 시·도 경찰청을 중심으로 58개 경정 직위에 총경이 배치된다. 경찰대와 경찰간부후보생 출신이 집중된 경무관 이상 고위직 구성 다양화를 위해서도 한 계급 아래인 총경 인력풀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 장관은 "복수직급제는 올해 안에 관련 시행령을 통과시켜 내년 인사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순경에서 경무관 승진에 필요한 최저근무연수도 16년에서 11년으로 단축시킨다. 중간간부인 경위와 경감 승진에 필요한 최저근무연수를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경정과 총경, 경무관 승진 시 요구되는 최저근무연수도 모두 1년씩 앞당긴다. 이 경우 20대 후반에 순경으로 입문한 일반직 경찰관도 40대에 총경과 경무관까지 승진할 수 있다. 경감 이하 직급에 대해서는 ‘특별승진제도’를 적극 활용해 고위직 승진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방침이다.
"승진시험 공부만 하는 경찰 양산" 우려도
경찰 기본급도 공안직 수준으로 인상한다.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우선 경정 이하를 대상으로, 연봉 기준 평균 1.7%(월 6만 원) 오른다. 해양경찰과 소방도 공안직 수준으로 올린다. 행안부는 경찰과 해경, 소방을 통틀어 공안직화에 필요한 총 예산이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인사제도 개선과 함께 조직 개편도 이뤄진다. 신종범죄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경무관급 정보화장비정책관을 치안감급 ‘미래치안정책국’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주요 사건이 집중되는 서울ㆍ경기남부경찰청에 경무관급 ‘광역수사단장’을 설치한다. 순경 출신 경찰관 교육을 담당하는 중앙경찰학교에 경무관급 ‘교수부장’을 신설한다.
경찰관 처우 개선을 위한 당근책이라는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승진 최저근무연수를 단축시킬 경우, 승진시험에만 몰두하는 하위직 경찰관들이 늘어 현장 대응능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이날 개선안 발표에 한 순경 출신 경찰은 경찰 내부 커뮤니티에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가 단축되면서 이제 (승진 시험을 위한)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지방청 소속 한 경정급 경찰은 "승진 최저근무연수 단축은 현장 대응능력을 키워야 하는 경찰들이 승진시험에만 매달리는 현상을 재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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