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증가세...중학생 38% "없다"
초등학생, '크리에이터'가 의사 제치고 3위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도 응답 늘어
중학생 10명 중 4명, 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장래 희망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응답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꾸준히 늘어나 올해 최고점을 찍었다. 감염병으로 학교의 문이 닫히면서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못한 데다, 산업과 사회 구조까지 변하면서 학생들의 장래 희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희망직업 없다"는 중학생 2019년 28.1%→올해 38.2%
이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초중고생 2만2,702명을 대상으로 올해 6월 7일~7월 20일 온라인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다. 희망직업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 초등학생 19.3%, 중학생 38.2%, 고등학생 27.2%가 '없다'고 답했다. 희망직업이 없다는 응답은 중학생의 경우 2013년 이후 가장 많았고, 고등학생은 2015년 이후 최대치였다.
희망직업이 없다는 학생 비율은 코로나19가 퍼진 2020년 전후로 크게 늘었다. 초등학생은 2019년 12.8%에서 2020년 20.1%로 늘었다. 중학생은 같은 기간 28.1%에서 33.3%로 늘었고, 고등학생도 2019년 20.5%에서 2020년 23.3%, 올해 27.2%로 비율이 높아졌다.
희망직업이 없는 이유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희망직업이 없는 고등학생의 47.7%, 중학생 52.5%, 초등학생 37.8%가 이 이유를 골랐다.
코로나19로 교육환경이 바뀌고 직업 구조가 바뀐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비대면 수업으로 친구나 교사와 직접 만나 소통할 기회가 줄고 진로교육 역시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의 영향이 학교 현장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산업 변화로) 다양한 신생 직업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에서 크리에이터가 의사 제쳐
희망하는 직업 순위도 바뀌었다. 지난해 조사에선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톱3'는 운동선수·의사·교사였는데, 올해는 운동선수·교사·크리에이터로 바뀌었고 의사는 4위로 밀려났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이를 뜻하는데, 남자 초등학생(희망직업이 있는 응답자 중 9.8%)의 선호도가 특히 높았다.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를 희망하는 고등학생은 2020년 2.56%에서 올해 3.32%로, 중학생은 2.21%에서 올해 2.87%로 늘었다. 이를 포함해 인공지능(AI)전문가, 항공·우주공학자 및 연구원, 빅데이터·통계분석전문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 비율은 중학생 5.42%, 고등학생 8.19%였다. 교육부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온라인 기반 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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