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0억 있고, 아들은 검사야"…지인 현혹 돈 뜯은 50대

춘천지법 원주지원, 50대 법정 구속
'10억 보유·검사 아들 있다' 속이고
지인에게 8000여 만원 편취 드러나

대한민국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10억 원 대 재산을 보유하고, 아들이 현직 검사라고 속여 안심을 시킨 뒤 지인에게 8,000여만 원을 편취한 50대가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55)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6월 노인 요양업체 운영자 B씨에게 '오빠와 공동명의로 10억 원을 보관 중인데 당장 생활비가 없으니 돈을 꿔 달라'고 하는 식으로 25차례에 걸쳐 4,180여 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해 7월에는 B씨가 소유한 원주의 토지 인근 부지를 매입할 것처럼 속여 ‘10억 원이 묶여 있어 돈이 부족하니 계약금을 대신 송금해 달라’고 했다. 이에 B씨는 토지 소유자들에게 3,300만 원을 송금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의 아들이 현직 검사와 대기업에 다닌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10억 원을 갖고 있지 않았고 땅을 사거나 차용금을 갚을 능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금융 채무 100만 원마저 연체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죄질과 범정이 나쁘다"며 "피해 변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원주=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