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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대책 없는 다주택자 규제 완화 위험하다

입력
2022.12.17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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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부담은 거의 고스란히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전가된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경감하겠다고 약속한 발언은 너무 성급해 우려된다.

우선 수도권 등에서 1,100채 이상 빌라 오피스텔을 임대한 ‘빌라왕’ 사건을 발단으로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한 전국적 전세사기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별 단속 결과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1만4,000건에 달했다. 이는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기’로 과도한 대출을 일으키고 또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세제 혜택까지 누리며, 집값 상승은 물론 주거 약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전세 사기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주택자 세금과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임차인 주거비 경감을 위해 임대사업자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더라도, 윤 대통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이날 “공공임대 확충은 재정과 납세자에게 부담을 주며 경기 위축 요인이 된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 8월 수해 현장을 찾아 “국민의 안전은 국가의 책임이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이 되지 않도록 주거 대책을 챙기겠다”고 한 약속과 상충하는 면이 많다. 야당은 이를 두고 “헌법 제35조 ‘국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를 위반한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반지하, 판잣집 등에 사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위험주택을 매수 정비해 제공하는 ‘안심주택’ 사업도 “납세자 부담이자, 경기 위축 요인”인가.

국제통화기금(IMF)마저 한국 주택가격 하락에 대해 경고할 만큼 최근 주택시장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대통령의 다주택자 부담 완화도 이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을 것이다. 주택은 ‘시장’이기도 하지만 ‘국민 기본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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