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140tf 로켓 엔진 시험 성공"
기존 ICMB 엔진보다 추력 2배 가까이 향상
고체연료라 신속성, 은닉성↑...탐지 어려워
"검증 불가"...비약적인 기술 발전에 의구심
북한이 '고체연료' 로켓의 엔진시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런데 엔진의 추력을 보니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다. 탐지를 피해 신속하게 쏠 수 있는 ICBM으로 한미 억지력을 무력화하고 미국까지 직접 위협할 능력을 갖출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심지어 로켓 엔진 추력은 미국과 러시아의 최신 ICBM을 능가한다. 북한 주장의 신빙성을 곧이 믿기 어려운 부분이다. 북한의 '괴물' 엔진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국방과학원 중요연구소가 전날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1tf는 1톤의 중량을 밀어올리는 힘)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로켓 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 시험"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장을 참관한 뒤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40tf 추력이면 美 ICBM 미니트맨 두 배...러시아 최신형도 능가
북한의 최신 ICBM인 화성-17형은 추력 80tf 엔진 2개를 결합한 것이다. 이와 비교해 북한이 밝힌 140tf의 추력은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 ICBM '미니트맨-3' 1단 추력(80tf)은 물론이고, 러시아 최신형 ICBM RS-28 사르마트의 엔진(115tf)보다 강력하다. 북한 로켓 엔진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전 세계 최고인 셈이다.
북한 화성-17형 ICBM은 사거리 1만5,000㎞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비춰 140tf 추력이면 사거리 1만㎞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쏘면 미국 전역으로 날아갈 수 있다.
고체연료 로켓은 은닉성, 신속성 강점...탐지 어려워
북한은 무엇보다 이번 엔진이 고체연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액체연료에 비해 고체연료 엔진은 여러모로 유리하지만 만들기는 어렵다. 권영수 전 국방대 교수는 "액체연료는 주입에 시간이 걸리고 휘발성이 강해 폭발할 수도 있어 작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일단 액체연료를 넣으면 부식으로 인해 3, 4일 내에 반드시 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자연히 발사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고체연료 ICBM은 별도의 주입절차가 필요 없어 신속하게 기습적으로 쏠 수 있고 탐지자산으로 포착하기도 쉽지 않다.
"北, 새 엔진 ICBM 시험발사할 것"
다음 수순은 새 엔진을 ICBM에 적용해 시험발사하는 것이다. 과거 북한은 '엔진시험-시험발사'의 패턴을 반복해왔다. 2017년 3월 18일 서해발사장에서 진행한 '백두산 엔진' 연소시험 이후 순차적으로 ICBM 화성-14형, 화성-15형, 화성-17형 도발에 나섰다. 또 2019년 12월에는 '중대시험'을 재개했는데, 올해 화성-17형 시험발사가 극성을 부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이미 7차 핵실험 준비를 끝낸 상태다. 여기에 고체연료 ICBM 시험발사까지 2장의 카드를 손에 쥐었다. 핵실험과 ICBM 발사는 미국이 감내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꼽힌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외교적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이슈로 끌어올려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망했다.
기존 고체연료 미사일은 고작 2,000여㎞...북한의 허풍?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은 북극성 2형이 꼽힌다. 5년 전 시험발사했는데 사거리 2,000여㎞에 불과한 미사일이다. 이번 엔진은 140tf 추력이라는 북한 발표대로라면 미사일 사거리가 1만㎞에 달한다. 짧은 시간에 기술 발전이 너무 비약적이다. 최신 ICBM 화성-17형조차 고체가 아닌 80tf의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한다.
북한이 실제 140tf 추력의 로켓엔진을 개발했는지 국제사회가 검증하기도 불가능하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대형 로켓의 고체연료 추진 엔진 기술은 개발이 상당히 어렵다"면서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길이가 6m 정도로 추정되는데 140tf의 추력을 내기에는 작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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