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구름 속 온도, 지표면·대기 하층 온도에 따라 적설효율 달라져
적설 효율 좋으면 강수량 대비 적설량 30배 불어나기도
주말 서해안·제주도 중심 눈 소식... 제주 산간 최대 50㎝
겨울이 깊어지면서 눈 소식도 잦다. 때로는 5㎝는 쌓일 것으로 예보됐던 눈이 날이 따뜻해 비로 녹아 내리기도 하는데, 강수량은 5㎜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비가 눈으로 변해 내릴 때 기상 조건에 따라 눈의 몸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부지방과 강원 산지·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하루 최고 적설량은 지역에 따라 △서울 4.5㎝ △인천 5.1㎝ △경기 수원 7㎝ △북춘천 6.1㎝ 등이었고, 호남 지역에도 △전주 1㎝ △목포 0.8㎝ 등 눈이 내렸다.
눈이 세상을 하얗게 뒤덮었지만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은 △서울 2.4㎜ △인천 2.5㎜ △경기 수원 3.6㎜ △북춘천 2.7㎜ 등 2~3㎜ 정도였다. 비로 따진다면 '약한 비' 축에도 끼지 못하는 셈이다. 보통 기상청은 시간당 3㎜ 미만의 비를 약한 비로 분류한다. 즉 한 시간도 아니고 하루 동안 강수량이 2~3㎜에 불과한데 거리마다 눈이 소복소복 쌓인 것이다.
적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눈이 쌓일 수 있던 건 눈이 몸집을 불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 환경은 크게 △눈구름 속 온도 △지표·대기 하층의 온도로 구성되는데, 우선 눈구름 속 온도가 영하 20~영하 10도 사이여야 한다. 이때 사이사이 공간에 많은 육각형 눈송이 모양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 하층과 지표면 온도까지 영하권이면 이 모양을 유지한 채 땅에 얼기설기 쌓이게 돼 적설량이 불어난다. 이럴 때 '적설효율이 좋다'고 표현한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보통 강수량 1㎜가 눈 1㎝ 정도로 바뀌는데, 강수량과 적설량이 1대 10 비율을 넘어서면 적설효율이 좋다고 본다"면서 "눈 결정 1㎜만으로 2~3㎝가 쌓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구름 속 온도가 이보다 높거나 낮으면 바늘 모양 눈송이가 만들어지고, 쌓일 때도 공간 없이 차곡차곡 쌓여 적설량도 줄어들게 된다. 또 눈구름 속에서 육각형 눈송이가 만들어진다 해도 지표면이나 대기 하층의 온도가 높아서 녹으면 제 모양을 유지하지 못해 적설효율은 떨어진다.
이번 주말 내릴 눈도 적설효율이 좋아 많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17, 18일(제주도는 19일 오전까지) 예상 적설량이 충남 서해안·전라권 서부·제주도·울릉도·독도·서해5도 5~15㎝이고 전라 서해안이나 제주도 중산간에는 20㎝ 이상, 제주도 산지에는 5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 아울러 △충남권 내륙·전북 동부는 3~8㎝ △전남 동부·인천·경기 남부·충북·경상권 서부 내륙은 1~5㎝ △서울·경기북부·강원 영서 남부는 1㎝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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