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미사일 계측 데이터 없어 원인 분석 어려워"
자세 탐지 센서 오류로 항법 컴퓨터에 잘못된 정보
"구동 장치에는 문제없었다" 추론으로 결과 내놔
지난 10월 4일 강원 강릉 공군기지를 덮친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 원인을 놓고 군 당국이 "센서 오류로 추정된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사고 두 달이 넘도록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군은 "해당 미사일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신뢰는 떨어졌고 유사 사고가 반복될 위험은 높아졌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서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가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한밤중에 동해바다를 향해 쏜 현무 미사일이 뒤로 날아가 군부대 안에 떨어졌다. 이로 인해 화염이 치솟는데도 군 당국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인근 주민들은 밤을 지새우며 공포에 사로잡혀야 했다.
국방부는 16일 국회에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고 원인을 보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사고 이틀 후인) 10월 6일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1월 말까지 조사ㆍ점검했다”며 “사고 원인은 미사일 안에 있는 자이로스코프 센서의 오류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미사일의 자세를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사고가 난 현무 미사일의 경우, 계측 데이터가 없어서 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사고 미사일의) 구동장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내렸으나 자이로스코프 센서 오류로 항법 컴퓨터에 잘못된 정보가 입력돼 정상적인 비행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이로스코프 결함으로 미사일에 문제가 생긴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군은 설명했다.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군은 자이로스코프 점검 과정을 더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내년 3월까지 현무-2C 미사일 전수조사에 착수한다고 군은 밝혔다. 특히 사고 미사일과 같은 제조단위(로트)에 속한 미사일 중 일부는 분해 후 상세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해당 납품 업체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한다.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미사일 비행안전장치도 개발한다. 구체적으로는 △원격 측정 시스템을 미사일에 넣어 비행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하고 △의도했던 궤도에서 벗어나게 되면 미사일 탄두부를 분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사고 당시 강릉 주민에게 상황 전파가 늦었던 점을 의식한 듯 “주민공지 등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고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사고 당시 북한의 해킹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군 당국은 선을 그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사일 사격절차는 잘 이행됐으며 해킹 징후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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