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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의 패션 포인트, "클래식은 실패하지 않는 멋이다"

입력
2022.12.15 19:00
수정
2023.01.31 16:3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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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훈
나영훈남성복 상품기획 MD & 칼럼니스트

편집자주

패션 기획 Merchandizer이자 칼럼니스트 '미키 나영훈'이 제안하는 패션 에티켓 전달 칼럼입니다. 칼럼 이야기 하나하나를 모아 근사한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을 만드는 데 좋은 팁을 편안하게 전해 드립니다. 첫회와 두번째 회에서는 여야 정치인을 한명씩 만나봅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패션이 화제이다. 정치적 이슈로 인해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명확하고 확고한 스타일과 클래식 아이템들로 인해 그의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동훈 장관이 이토록 패션 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간 정치인들이 보여주었던 펑퍼짐하고 지루했던 포멀 스타일이 아닌 몸에 맞는 핏과 액세서리를 통한 포인트 스타일을 잘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멋을 내되 화려하지 않고 정갈하고 품위 있게 스타일을 만든 것으로 보아 내공이 꽤 단단해 보인다.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슈트를 내 몸에 맞게 수선 그리고 항상 관리

한동훈 장관의 슈트는 항상 정확하게 떨어진다. 슈트 재킷의 총장은 적당하게 맞춰져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살짝 덮는 수준의 길이로 떨어지고 어깨는 딱 맞으면서 허리는 살짝 핏하게 라인을 잡아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느낌이다. 팬츠는 원 브레이크가 걸리는 정도의 기장으로 적당히 무거우면서 길지 않게 적당한 수준을 맞췄다.

한동훈 장관이 슈트를 입는 방식은 클래식의 요소를 잘 갖춘 형태이다. 어깨를 딱 맞게 맞추면서 재킷의 소매와 총장 길이를 적당 선으로 잘 맞춰 몸에 잘 들어맞아 보인다. (절대적인 기준의 숫자가 아닌 자신의 몸에 맞는 길이로 소매와 총장의 길이를 맞춘 것) 팬츠의 길이가 적당히 맞으면서 밑위가 너무 남지 않게 올려 입어 전체적으로 슈트 한 벌이 모자람 없이 잘 들어맞는다. 이는 신뢰의 무기가 되는 슈트를 아주 잘 활용한 모습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른 중년의 정치인과 다르게 재킷의 허리가 살짝 들어가 날렵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긴장감과 함께 날렵한 이미지 또한 심어준다. 단순히 날씬한 것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긴장, 준비된 모습, 철저한 계획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본인의 확고하고 명확한 정치관, 신념을 보여주는 데 좋은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포인트는 액세서리로 표현

한동훈 장관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액세서리로 표현한다. 그만큼 패션에 대한 그의 안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액세서리에서 직접 고르지 않으면 나오기 어려운 브랜드와 스타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안경은 다양한 브랜드와 디자인을 슈트, 아우터에 맞춰 사용하는 편이다. 블랙의 뿔테를 자주 착용하는 편인데 이는 금속 테보다 올드한 이미지가 적으면서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만들어 주는 데 탁월하다. 얼굴의 많은 부분을 가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미세한 주름이나 예민하게 보일 수 있는 근육들을 가려주는 데 좋다. 연예인들 중 준비가 덜 되었을 때 뿔테 안경을 쓰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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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뿔테 안경은 슈트와 궁합이 특히 좋다. 모던한 이미지가 클래식한 슈트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만들어주는데, 한 장관이 입는 슈트 스타일은 대부분 현대적인 클래식에 가깝다. 때문에 안경과의 조합이 조화롭다. 무엇보다 영화 '킹스맨'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슈트와 뿔테 안경의 조합이 신사적인 느낌을 줌에 따라 여론의 이미지 또한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한 자주 하는 액세서리 중 하나가 스카프인데 계절에 맞게 매칭해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스타일에 컬러와 소재로 포인트를 주었다. 슈트와 코트에 화려한 컬러를 사용하지 않지만 스카프나 머플러는 버건디, 레드 계열의 컬러 혹은 패턴이 들어간 것을 매칭해서 화려한 포인트를 주었다. 이는 어두워 보이는 슈트 스타일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한 고풍스러운 컬러인 버건디를 활용해 강렬한 우아함을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

클래식한 아이템은 빈티지가 되어도 좋다

한 장관이 착용하는 아이템의 특징 중 하나는 '빈티지'라는 점이다. 아주 오래 전의 것이 아니더라도 10년 이상 된 아이템을 적절하게 매칭하고 있다.

그가 착용한 시계는 정확한 브랜드를 알 수 없지만, 추측으로는 ATP(The Army Trade Pattern) 시리즈의 시계로 보고 있다. 이는 스위스산 군용 시계로 빈티지 아이템이고 상태가 좋은 것은 100만 원이 넘는 시리즈이기에 한 장관이 얼마나 시계에 대한 애착과 전문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시계의 값어치를 떠나서 빈티지 시계를 현대적인 슈트와 조합한다는 점에서 그의 패션은 충분히 계산적이면서도 부드럽게 융화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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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손에 들려 있는 버건디 브리프 케이스는 국내 브랜드 '데이빗앤헤넬'의 제품으로 8년 전 출시된 것이다. 국내 클래식 브랜드의 제품을 찾아서 구매할 만큼 한 장관은 패션에 있어서만큼은 직접 움직인다고 판단될 정도로 본인에게 잘 맞는 아이템을 찾고 이를 오랫동안 꾸준히 착용하는 스타일의 소유자로 보인다.

한 장관은 파격적인 등장만큼이나 패션 스타일도 기존의 다른 정치인보다 돋보인다. 이는 스타일리스트가 잘 입혀주었다기보다는 오랫동안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본인의 능력으로 판단된다. 어떤 옷을 좋아하고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잘 아는 것이다. 정치인이 패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신뢰, 강직함 등을 점수로 치자면 한 장관의 패션 스타일은 만점에 가까울 만큼 놀랍도록 높은 수준이다. 가끔 그의 패션을 보면서 어떻게 스타일을 만들면 될지를 고민해봐도 될 정도로 좋은 교과서적 패션 스타일이다.

나영훈 남성복 상품기획 MD &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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