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29개국 찬성… 중ㆍ러는 반대
“이란 지도부, 무력 사용 여성 인권 훼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2019년 3월 11일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회의 참석자들이 전날 에티오피아항공 ET302 항공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이른바 '히잡 시위'를 강경 진압한 이란이 유엔의 한 여성기구에서 퇴출됐다. 한국도 이에 찬성했다.
14일(현지시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미국 뉴욕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란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명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표결에서는 43개국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등 29개국이 이란 퇴출에 찬성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등 8개국이 반대했다. 16개국은 기권했다.
미국이 제안한 이번 결의안은 이란을 CSW에서 2022∼2026년 잔여 임기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고 즉각 축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COSOC는 결의안에서 "이란 지도부는 종종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표현과 의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포함해 여성의 인권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점점 더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여성의 인권에 명백히 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해 여성을 포함한 평화로운 시위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강조했다.
45개국 대표로 구성된 CSW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의 여성의 지위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표결에 앞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란이 CSW에 소속된 것은 "위원회의 신뢰성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면서 "여성을 위해, 자유를 위해, 이란을 위원회에서 축출하는 데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 하면서, 석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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