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갱, 태국 현지서 강력 범죄 일삼아
중국 폭력조직과 현지 공무원 유착 관계 폭로돼
경찰 "차이나 갱, 초국가적 범죄집단 조직 일부"
태국이 '차이나 갱'으로 불리는 중국 폭력조직의 연이은 범죄 행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이나 갱은 태국인들을 고용해 불법 포르노를 제작하고, 납치 등 강력 사건까지 대담하게 벌이고 있다.
태국에서 차이나 갱이 활개 칠 수 있는 건, 중국 폭력조직과 현지 이민국이 뿌리 깊은 유착 관계를 맺고 있기에 가능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태국 정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차이나 갱 제작·판매' 24시간 포르노 방송 근거지 된 태국
14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 12일 파타야의 한 콘도에서 불법 포르노 영상물을 제작·판매한 차이나 갱 6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고용된 태국인 카메라맨·중국어 통역사와 30명의 배우도 함께 검거했다. 현장에는 촬영에 활용된 성인용품 50여 개와 각종 정력제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차이나 갱의 포르노는 구독료를 낸 전 세계 고객에게 24시간 내내 영상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갱들은 현지 고용한 남녀 배우들을 6시간마다 돌아가며 출연시키는 방식으로 멈추지 않고 포르노를 방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들은 그 대가로 영상물당 1,500밧(5만6,145원)의 출연료를 수령했다고 한다.
차이나 갱의 범죄는 태국 일상에도 스며들었다. 파타야 경찰은 지난달 납치 의뢰를 받고 피해자의 손가락을 자르는 영상을 사건 관계인에게 보내 이들을 협박한 차이나 갱 두목과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풀어주는 대가로 3,000만 밧(11억2,320만 원)을 요구한 갱들의 조건을 들어주는 척하며 접근해 이들을 검거했다.
지난 상반기엔 차이나 갱들이 고액의 월급을 미끼로 일부 태국인들을 유인해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주(州)의 감금소로 보내 강제노동을 시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인 상당수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태국 차이나 갱 두목 '투하오', 드러나는 비리 실체
속수무책으로 차이나 갱에 당하던 태국은 지난 8일 관련 범죄의 실마리를 찾았다. 갱들과 사업관계에 있던 현지 마사지업계 대부 추윗 카몰비싯이 차이나 갱과 현지 공무원들의 유착 관계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추윗의 증언에 따르면, 태국 내 차이나 갱 범죄의 배후에는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에서 파견된 '투하오'라는 두목이 있었다. 투하오는 27명의 이민국장에게 차이나 갱 3,325명의 장기체류 비자를 불법으로 발급해준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정기적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추윗은 "이민국장 중 두 명이 왕립경찰사관학교(RPCA) 최고위층과 가까워, 경찰이 이 사실을 알고도 유착 관계를 묵인했다"라고도 주장했다.
투하오는 지난달 23일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투하오의 직접적 위협이 없을 것이라 판단한 추윗은 경찰 증인보호팀 보호 아래 관련 증거를 모두 법무부에 제출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9일 투하오의 30억 밧(1,123억 원) 상당의 고급 휴양지와 자동차를 압수하는 조치를 즉시 취했다.
태국 경찰 관계자는 "추윗이 제출한 증거를 분석한 결과, 투하오가 태국으로 공급한 차이나 갱들이 초국가적 범죄조직 일부라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방안을 포함, 현 사태를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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