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중국인이 주로 머무는 호텔에서 12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의 공격이 발생, 외국인 2명이 다치고 3명이 숨지는 등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카불의 상업 중심가인 샤르-에-노 지역에 있는 한 호텔과 인근에서 여러 차례 큰 폭발이 발생한 후 총격전이 이어졌다. 주민 등 목격자들은 여러 명의 무장 괴한들이 호텔 내로 진입했고 곧바로 이에 대응하는 탈레반 측의 작전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진압 과정에서 괴한 3명이 사살됐으며 외국인의 경우 사망자는 없고 두 명이 다쳤다"며 "이들 외국인은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가 부상했다"고 말했다.
부상한 외국인의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테러가 발생한 호텔은 외국인이 주로 체류하며 특히 중국인 숙박객이 많은 곳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살펴보면 총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이 호텔의 저층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과 적극적으로 교류에 나선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중국은 특히 아프간의 광물 자원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며 이와 관련해 기업인과 관료가 아프간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한 인도 매체는 이날 공격 때 호텔 내에 중국 외교관 일행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대사관이나 탈레반 측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테러의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불은 탈레반의 경계가 매우 강한 곳으로 꼽히지만 최근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카불의 외국 대사관을 겨냥한 극단주의 테러 집단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IS는 지난 9월 초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 러시아 대사관 직원 2명 등 약 20명을 죽거나 다치게 했다.
지난 2일 무장 괴한의 파키스탄 대사관 습격으로 대사관 경비원 1명이 중상을 입은 후에도 IS는 배후를 자처했다. IS와 탈레반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지만 서로 매우 적대적이다. IS는 미국과 시아파 등을 대하는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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