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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새 회장에 이석준... '낙하산' 무대 막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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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새 회장에 이석준... '낙하산' 무대 막 올랐나

입력
2022.12.12 13:35
수정
2022.12.12 15: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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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맨' 손병환 회장 2년 만에 다시 '관료 출신'
금융노조 "낙하산 저지 투쟁 나설 것"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NH농협금융지주 제공.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NH농협금융지주 제공.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2년간 농협금융지주를 이끌게 됐다. 농협금융은 줄곧 관료 출신을 앞세우다, 내부 출신 회장을 뽑은 지 2년 만에 다시 관료를 선택했다.

이 내정자, 윤석열 캠프에도 몸 담아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2일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이 전 실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이 내정자에 대해 "예산,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경험으로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정확한 정책 판단 능력을 갖췄다"며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하는 등 금융지주회사 대표(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두루 갖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임추위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 뒤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을 마무리한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이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때는 기재부 2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도 일했다.

농협금융 회장직은 줄곧 경제 관료의 무대였다. 정책 금융을 주로 다룬다는 이유로, 2012년 농협금융 출범 당시 내부 출신인 신충식 초대 회장 이후 주로 재무 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도맡아 왔다. 3개월 만에 물러난 신 전 회장을 빼면 손병환 현 회장이 사실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었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가 새 정부와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윤 대통령 측과 가까운 이 내정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피아' '낙하산' 논란 휩싸인 금융권

농협금융 회장 인사가 금융권의 이른바 '낙하산' 신호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차기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하는 BNK금융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등을 포함한 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특히 BNK금융은 앞서 외부 인사도 회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기업은행은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행장 후임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오르내린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 역시 전직 경제 관료들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과 노동조합 반발에 회장 인선을 두고 소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겉으론 '외부 수혈을 통한 변화'를 말하지만 실상은 '측근들 자리 나눠 주기'로, 혁신은커녕 갈등과 문제만 일으킨다"고 반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모피아 낙하산을 내리 꽂는 일을 막기 위해 저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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