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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파는 입자(양자) 단위로 이동한다"

입력
2022.12.14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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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양자역학의 탄생

물체의 전자기파는 입자 단위로 흡수·방출된다는 가설로 양자역학의 터를 닦은 독일 이론물리학자 막스 플랑크. 위키피디아

물체의 전자기파는 입자 단위로 흡수·방출된다는 가설로 양자역학의 터를 닦은 독일 이론물리학자 막스 플랑크. 위키피디아

1897년 영국 과학자 조지프 존 톰슨이 전자를 발견하고, 20세기 초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원자핵의 존재를 밝히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가 드러났다. 원자의 실체를 알면 세계의 비밀에 닿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하지만 학자들은 뉴턴 고전역학이 통하지 않는 미시계의 수많은 난제들 앞에서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당장 원자의 존재 자체, 즉 음전하를 띤 전자가 양전하의 원자핵 주위를 돌면서, 운동으로 에너지를 점차 잃고도 원자핵에 부딪쳐 소멸하지 않는 까닭부터 설명해야 했다.

닐스 보어는 ‘정상 상태’와 ‘양자 도약’이란 가설로 저 난제를 설명했다. ‘정상 상태’의 전자는 일정 궤도들을 돌면서도 전자기파(에너지)를 발산하지 않으며, 특정 궤도들을 도약하듯 ‘순간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흡수·방출해 빛을 낸다는 가설. 보어의 제자이자 동료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고전 물리학으로는 억지 같은 보어의 저 가설을 수학적 행렬역학으로 입증했다. 그는 미시계에서는 관측 행위 자체가 관측 대상의 물리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전역학의 결정론적 운동 법칙이 통하지 않으며 오직 확률로만 예측할 수 있다는 ‘불확정성 원리’로 보어 가설에 대한 논박과 미시계의 난관을 돌파했다.

‘양자(量子) 역학’이란 이어진 선분도 초고배율 현미경으로 보면 끊긴 지점들이 드러나듯, 물질과 운동(에너지) 단위를 정수적 입자로 상정하는 것이다. 저 가설은 19세기 말 빛의 온도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모든 빛을 흡수하는 절대적인 검은색 물체(흑체)에 빛을 쪼여 거기서 방출되는 복사열(흑체복사)을 분석하는 실험. 무한소의 세계를 상정하는 고전적 복사이론, 즉 자외선보다 짧은 파장대의 복사 에너지가 무한대로 확장되는 모순(이른바 ‘자외선 파탄’)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1900년 12월 14일 독일물리학회에서 전자기파는 ‘덩어리 같은 최소 단위(양자)’로 에너지를 흡수·방출한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과학사는 저 날을 편의상 양자역학이 시작된 기점으로 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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