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음악 감독 쇼하키모프 지휘로 16~20일 내한 공연
차이콥스키 우승 20대 피아니스트 캉토로프 협연
비제·차이콥스키·무소륵스키 '파티 같은 음악' 연주
캉토로프 “임윤찬의 기교·감정·컨트롤에 감탄”
“피아노 협주곡 1번에 익숙해져 2번의 강렬함을 잊은 우리를 일깨워 준 훌륭한 피아니스트와 젊은 리더가 이끄는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펼쳐 보인 '전람회의 그림'.“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젊은 음악감독 아지즈 쇼하키모프(34)가 지휘하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Orchestre Philharmonique de Strasbourg·OPS)와 2019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우승자이자 전체 그랑프리를 수상한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5)가 협연한 지난 8, 9일 스트라스부르 현지 공연에 대한 관객 반응이다. 비제 '카르멘 모음곡 1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연주에 대해 OPS 페이스북엔 이 같은 평가가 올라왔다.
이 젊은 거장들이 코로나19 유행의 엔데믹 전환으로 되살아난 올해 해외 오케스트라 방한 러시의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OPS가 스트라스부르 공연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16~20일 경기 성남, 경남 진주(손열음 협연), 경북 안동, 서울에서 내한 무대를 연다. 8일 공연 직전 화상으로 만난 두 젊은 음악가는 서로를 "함께 연주하기에 편한 상대"로 꼽으며 에너지 넘치는 한국 공연을 자신했다.
쇼하키모프는 지난해 9월 OPS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그는 OPS에 대해 "악보에 충실한 높은 정확도를 지녔으면서 유연성도 뛰어난 오케스트라”라며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강점을 모두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지대에 있는 프랑스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지정학적 위치로 전쟁에 자주 노출되면서 양국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 OPS는 2017년 첫 내한 후 재작년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무산됐다.
13세에 지휘자로 데뷔, 18세에 우즈베키스탄 국립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지명된 쇼하키모프는 "부모님보다 나이 많은 50·60대 연주자들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초기 지휘 활동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휘자가 잘 준비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주자들이 일부러 틀린 음을 연주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단원들에게 음악적 확신을 주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2017년부터 터키 테크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도 맡고 있는 쇼하키모프는 조성진과 2019년 터키 이스탄불 뮤직 페스티벌 개막 무대를 열었고, 지난 8월에는 서울시향을 객원 지휘했다. 3년 임기로 계약한 OPS와는 지난달 말 임기를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인 장자크 캉토로프의 아들인 캉토로프는 지난 4월 첫 내한 리사이틀과 7월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로 한국 음악팬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캉토로프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을 안겨준 곡이자 이번에 연주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게 연주되는 2번에 대해 "1번은 너무 많이 듣고 정보도 많아 나만의 해석을 내놓기 어려웠는데 2번의 악보가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2번은 어떤 부분에서는 오페라나 발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콩쿠르 우승 전에도 주목받는 연주자였던 캉토로프는 "콩쿠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콩쿠르 이후 어른이 됐다"고 했다. 그는 주목하는 한국 연주자로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꼽고 "어떻게 그 나이에 그런 감정과 기교와 컨트롤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며 "누구나 콩쿠르가 끝나면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게 되는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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