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리비아 전 정보요원
270명 숨진 '영국 최악의 테러'
미국 정부가 1988년 벌어진 '스코틀랜드 팬아메리칸월드항공 여객기(팬암기) 폭파 테러' 피의자의 신병을 사건 발생 34년 만에 확보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검찰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팬암기 폭파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유족이 용의자 아부 아젤라 마수드가 미국에 구금돼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스코틀랜드 검찰과 경찰은 마수드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영국 정부 및 미국과 협력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 밝혔다.
미 법무부도 마수드의 구금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가 워싱턴DC의 연방법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팬암기 폭파 사건은 1988년 12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가던 팬암기 103편 항공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승객 243명과 승무원 16명이 모두 숨졌고, 지상에서도 11명이 사망했다. '로커비 테러'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영국 영토에서 벌어진 테러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영국과 미국 합동 수사팀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이 테러를 사주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1991년 미 연방 검찰은 리비아인 공작원인 압델 바세트 알리 알 메그라히와 라멘 칼리파 피마 등 2명을 기소했다. 메그라히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암에 걸려 풀려난 뒤 2012년 숨졌다. 피마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에 미국에 구금된 마수드도 카다피 정권의 정보요원 출신이다. 그는 팬암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혐의 등으로 2020년 12월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다. 당시 마수드는 리비아에 구금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이 리비아 당국과 어떤 조건으로 협상해 마수드의 신병을 확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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