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점유율도 53.4→56.1%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경기 불황도 아랑곳하지 않는 폭발적 성장세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 2위 업체인 삼성전자에 좀처럼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격차를 벌려가는 양상이다.
TSMC는 "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50.2% 증가한 72억7,000만 달러(약 9조4,940억 원)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런 증가세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덕이 컸다. TSMC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독점 생산하는 업체로, 애플이 9월부터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 판매에 돌입하면서 TSMC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애플 덕 톡톡히 본 TSMC, 4분기 실적 전망 '맑음'
TSMC는 당초 4분기 매출 전망치로 199억~207억 달러(25조9,890억~27조340억 원)를 제시했다. 업계에선 TSMC가 10월과 11월에만 총 141억 달러의 매출을 보고한 것으로 미뤄, 이 전망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TSMC는 지난 3분기에도 아이폰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1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6.1%였다. 1분기 53.6%에서 2분기 53.4%로 소폭 내려앉았으나 3분기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반면 2분기 16.4%였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분기 15.5%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약간 줄었던 격차가 3분기에 다시 벌어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 업체 대부분이 고객 주문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았으나, TSMC만 아이폰 신제품에 따른 강력한 수요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미국 투자 늘려 격차 더 벌리겠단 TSMC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파운드리 시장 제패를 목표로 질주 중이다. 그러나 1위 TSMC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초미세 공정에선 삼성전자가 앞서가고 있고, 낮은 수율(양산된 제품 가운데 정상품의 비율) 문제도 많이 해소했으나, 고객 확보전에서 TSMC에 계속 밀리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서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애플 같은 큰손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실적이 좌우된다.
다만 TSMC를 쫓아가는 일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TSMC는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총 400억 달러(52조2,400억 원)를 투자해 두 개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당초 120억 달러를 들여 한 개 공장을 짓기로 했었지만, 투자 규모를 3배나 확대해 공장 한 개를 더 짓기로 한 것이다. 텍사스주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의 투자 금액(170억 달러)보다도 훨씬 많다.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업체들은 애리조나 공장이 완공되면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쓰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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