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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면 또? 하루 8번 이상 소변 고통… ‘겨울 불청객’ 방광염ㆍ과민성방광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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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면 또? 하루 8번 이상 소변 고통… ‘겨울 불청객’ 방광염ㆍ과민성방광증후군

입력
2022.12.11 08:00
수정
2022.12.11 11:0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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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춥거나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참을 수 없는 요의를 일으키는 방광염으로 적지 않게 고생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날씨가 춥거나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참을 수 없는 요의를 일으키는 방광염으로 적지 않게 고생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주부 A(43)씨는 최근 친구들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와 여간 민망하지 않았다. 게다가 A씨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게 되면서 혹시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다.

방광은 기온이 떨어질수록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부신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호르몬의 양이 늘어나 방광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주 요의(尿意)를 느끼게 된다. 여성에게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배뇨장애일 수 있다.

◇말 못할 여성의 고통, 방광염

남성에게 전립선비대증이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을 안겨준다면 여성에겐 방광염이 그렇다.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고 요도와 항문 거리가 가까워 세균 침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 온다. 20~30대 젊은 여성도 고통이 심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배뇨 후 소변이 남은 것처럼 느껴지는 잔뇨감, 배뇨 시 통증이 발생하는 배뇨통 등이다.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생기기도 한다.

방광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방광염의 80% 이상은 대장균 때문이다. 소변을 참을 수가 없어 자주 마려운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허리나 아랫배가 아프고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 방광염은 방광 염증ㆍ통증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걸 말한다.

방광염은 초기 치료를 잘하지 못하면 저항균을 키워 만성 방광염으로 악화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 잘 나타난다. 극도의 스트레스, 과로, 생리 전후, 성관계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방광염은 일차적으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급성 방광염은 대부분 세균 감염에 따른 것이기에 항생제로 잘 치료되는 편이지만 완치하지 않으면 재발이 잦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방광신경과 배뇨신경 이상으로 만성 배뇨 장애와 방광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오미미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급성 방광염으로 약을 복용하다가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함부로 중단하면 내성균을 키울 수 있다”며 “이는 만성 방광염으로 악화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했다.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가능하면 소변은 참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체내 세균을 몸 밖으로 잘 배출할 수 있도록 물은 하루에 6~8잔 이상(1,500mL) 마시는 게 좋다.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커피ㆍ홍차ㆍ탄산음료를 지나치게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너무 짜거나 매운 자극적인 음식도 삼가야 한다.

청결 유지도 필수적이다. 여성은 성관계 전후로 생식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성관계 직후에는 가능하면 배뇨 습관을 가져야 한다.

◇참을 수 없는 절박함, 과민성방광증후군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중년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앓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데도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을 가질 때가 흔하며, 일부 환자는 화장실로 가는 도중에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까지 동반하기도 한다”고 했다.

과민성 방광은 일상생활의 여러 부분에 지장을 주는데, 평균 2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가느라 일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특히 잠자는 도중에도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므로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누적되기 쉽다.

절박성 요실금을 동반한 환자는 소변이 언제 샐지 몰라 매시간 전전긍긍하기 일쑤라 밤에도 깊게 잠들기 힘들다. 정신적으로도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는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과도한 방광 근육 활동을 조절해 주는 약을 처방한다. 이 밖에 말초전기자극치료술, 척추신경조절술 등으로 치료하며 보톡스 시술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

증상은 비슷할 수 있지만 급성 방광염과 달리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요로 세균 감염이 발병 원인이 아니기에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다.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물을 많이 먹게 만드는 자극적인 음식, 간이 센 음식, 달콤한 음식은 자제하는 게 좋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악화되므로 편한 마음으로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생활 습관 교정은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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