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시설 22곳에 '반려견 대기소' 설치
'반려동물 출입가능 시설' 표지판도 연내 보급
'매너 있는 반려동물' 행동교정 수업도 '호응'
"목줄을 걸어둘 수 있는 대기소가 있으니 이제 반려견과 마음 편히 산책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만난 반려견 주인 김모(25)씨는 공중 화장실 앞에 새로 설치된 'P'자 모양의 반려견 목줄 거치대(반려견 대기소)를 보며 반색했다. 용산구 서울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 역에서 마포구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6.3㎞에 걸쳐 조성된 경의선 숲길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에 나선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하지만 공중화장실 앞에는 '반려견 출입금지' 문구가 붙어 있어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표방한 서울시가 지난달부터 경의선 숲길을 비롯해 강서구 서울식물원,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등 시내 22곳의 공중 화장실에 반려견 대기소를 만들어 반려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일 "대기소를 중심으로 반려견 이동 반경을 2m로 잡고, 목줄 길이까지 고려해 대기소를 만들었다"며 "일반 시민들에게 최대한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반려동물 정책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확산하고 있다. 시는 이달부터 25개 자치구의 수요조사를 토대로 '반려동물 동반 출입장소' 안내 표지판을 보급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과 영등포구 여의동 주민센터 등 총 14개 시설에서 표지판 보급을 신청했다. 안내 표지판 보급 사실을 전해 들은 성동구 주민 한모(35)씨는 "반려동물 출입 가능 시설인데도, 노령견 두 마리를 유모차 안에 태워 들어가면 눈총을 받을 때가 있다"면서 "표지판이 붙어 있는 곳은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2018년부터 시작한 반려동물 시민학교도 갈수록 호응을 얻고 있다. 반려동물의 사회화·예절교육을 비롯해 행동교정과 산책 훈련 등의 수업에 올해만 2,337명의 반려인이 참여했다. 지난 10월 반려동물 행동교정 수업에 참여한 이은혜(60)씨는 "방음이 잘 되지 않는 아파트에 살다 보니 개가 짖을 때마다 이웃에 죄인이 된 심정이었는데, 시민학교에서 교육방법을 배워 같이 살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윤진 반려동물 시민학교 교육팀장은 "공동주택이 많은 서울에서 이웃과 반려견 문제로 고충을 겪는 시민들이 주로 학교를 찾는다"면서 "행동교정 수업 등을 받은 반려동물의 변화 모습에 시민들 만족도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 호응이 이어지자, 시는 구로·마포에 이어 내년 3월에는 동대문에도 동물복지지원센터를 열 계획이다. 반려동물시민학교 교육 인원도 두 배 늘릴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정책의 최종 목표는 반려동물과 반려인, 비반려인의 공생"이라며 "반려동물과 시민들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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