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43조엔 방위비 책정
매년 4조엔 추가 재원 필요
기시다 "2027년부터 1조엔은 증세로 충당"
일본 정부가 앞으로 대폭 증가할 방위비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향후 5년간 총방위비로 현행보다 50% 이상 늘어난 약 43조 엔(약 412조 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9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전날 정부·여당 정책 간담회에서 “2027년도 이후 방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약 4조 엔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며 증세 방침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증세 대신 우선 △불필요한 지출 삭감 △결산잉여금 활용 △국유재산 매각 이익 등으로 ‘방위력 강화자금(가칭)’을 조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으로도 재원이 부족할 경우 2023~2026년도까지는 일시적으로 국채를 발행하고, 2027년도부터는 1조 엔 이상을 증세로 조달할 방침이다.
증세 항목은 법인세가 유력하다. 소득세를 섣불리 인상했다가 여론의 반발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기시다 총리도 "당장 내년에는 증세하지 않겠다"면서도 "개인 소득세가 증가하는 방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인세 인상도 법인세율 자체를 올리는 정공법 대신, '특례 조치'로 징수 효과를 내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이런 방식으로 법인세를 추가 징수해, 재해 지역의 복구에 쓰이는 ‘부흥 재원’으로 사용한 바 있다. 특히 일종 요건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등은 증세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증세 자체가 워낙 민감한 이슈라 자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대폭적인 방위비 증액을 주장한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재원은 모두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자"고 주장했었다. 전일 열린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 모임에서도 "증세에 반대하고 국채로 방위비를 충당하자"는 의견이 잇따랐다.
법인세가 인상되면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재계 역시 증세 논의가 법인세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 부정적이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법인세 인상 시) 기업의 임금 인상, 디지털화, 탈 탄소 투자 등 변화의 움직임을 꺾지 않는 수준으로 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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