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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법안 본회의서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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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법안 본회의서 부결

입력
2022.12.08 16:59
수정
2022.12.0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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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원영 "한도 확대, 자금시장 경색 우려"
與 "다음달 한전 파산 우려… 새 법안 추진"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1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채 발행 한도를 현행 '자본금+적립금'의 2배에서 최대 6배로 늘리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한전법 일부개정안은 재석 203인 중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한전법은 회사채 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에서 5배로 확대하고,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 6배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야가 한전법 처리에 나섰던 배경에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가 있다. 한전 운영비용 등을 조달하기 위한 채권 발행 필요성은 커지는 반면, 적자 반영으로 회사채 발행한도가 줄어들면 내년에는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채권을 추가 발행하지 못해 한전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법안이 발의된 후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와 법제사법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2021년 8월 법원조직법 개정안 부결 후 처음이다.

환경단체 출신의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을 통해 "한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뛰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그는 "적자가 누적되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고 이자를 갚기 위해 또 회사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며 "한전의 이자 비용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회사채 돌려막기로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 확대는 미봉책일 뿐이라며 자금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이 의원은 "한전이 특혜를 받으면 당분간 나아질 수는 있지만, 일반 기업은 회사채 금리를 올려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근본적 대책 없이 한전채 발행 한도만 높이는 것은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결 직후 성명을 내고 "여야 합의로 추진한 법안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민주당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한무경 의원은 "개정안이 부결돼 내년 1월이 되면 한전이 파산될 지경에 이를 수 있다"며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새 법안이) 통과되기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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