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2025년까지 1,300억 투입
전남 완도 등 4곳에 해양치유센터 건립
제주·강원 등도 경쟁 뛰어들어

전남 완도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해양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해변 노르딕워킹을 하고 있다. 완도군 제공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맨발로 바닷가를 걷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건강을 얻어가는 기분입니다."
전남 완도군이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운영하는 해변 노르딕워킹을 체험한 고황윤(78)씨 얘기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노르딕워킹'은 북유럽에서 동계스포츠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의 여름철 훈련을 위해 시작됐다. '노르딕 폴'을 사용해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며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걷는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이용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커 젊은세대는 물론 노인들 건강유지에도 안성맞춤이다.
의료·관광 등 융·복합 발전 가능
완도는 전국에서 해양치유 산업의 선도 지역으로 꼽힌다. 해양 자원을 이용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해양치유 산업은 이미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시장 규모가 꽤 커졌을 정도로 확산 중이다. 노르딕워킹처럼 해양기후를 활용한 분야를 포함해 해수와 해양식물, 해양광물까지 해양치유에 이용되는 자원들은 폭넓다. 산업 특성상 의료와 관광, 첨단 산업의 융복합 발전까지 가능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양치유자원 현황. 그래픽= 강준구 기자
지역발전 차원에서 정부도 2020년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우선 전남 완도와 충남 태안, 경북 울진, 경남 고성 등 4곳을 해양치유 거점지역으로 선정해,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까지 1,300여억 원을 투입해 거점 지역에 해양치유센터 4곳을 건립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신지면 일대에 해양치유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인 완도는 내년 5월 국내 첫 해양치유센터를 연다.
웰니스 관광과 연계하는 제주
해양치유 산업의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거점 지역 외에 다른 지자체들도 해양치유 산업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행복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웰니스' 관광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제주는 해양치유 산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제주는 내년 상반기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국내 첫 해양치유지구 지정 공모를 앞두고 지난달 ‘제주 해양치유지구 조성 및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도내 해양치유 자원을 조사한 후,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화산섬인 제주만의 독특한 해양자원인 용암해수(염지하수)를 활용해 제주만의 특화된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제주가 해양치유산업의 최적지임을 부각시켜, 다양한 관련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 지자체들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은 2025년까지 3,000억 원이 투입되는 해양심층수 산업 클러스터에 해양치유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연곡해변 일원에 해양힐링센터를 조성 중인 강릉도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수(水)치료' 프로그램과 대관령 산림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상품을 연계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한창이다.

지난해 7월 전남 완도군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국내 첫 해양 힐링공간인 ‘해양치유센터’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완도= 박경우 기자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치유 산업이 점차 알려지면서 바다가 인접한 전국의 지자체 상당수가 해양치유지구지정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해양치유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성장 잠재력이 커, 해양치유산업이 대표적 해양신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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