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제작발표회
박주현부터 김영대까지, 가상의 나라 속 로맨스
박상우 감독 "고증 논란,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
가상의 나라 '조선'과 금혼령이라는 발칙한 상상력이 드라마로 펼쳐진다. 원작의 완성도를 고스란히 옮긴 '금혼령'이 연말을 따스하게 꾸밀 예정이다. 배우들이 꼽은 '금혼령'의 장점은 고유의 매력과 유쾌함, 그리고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하 '금혼령')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상우 감독과 박주현 김영대 김우석이 참석했다. 작품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 명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금혼령'은 박주현을 비롯해 김영대, 김우석 등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청춘 배우들의 호연과 '금혼령'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어우러져 매력을 더한다. 동명의 웹 소설이 원작이다. 극 중 박주현은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의 사기꾼 궁합쟁이 소랑을, 김영대는 죽은 세자빈을 잊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조선의 왕 이헌 역을 각각 맡아 연기한다.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
원작의 웹소설 작가가 드라마화 된 '금혼령'을 그대로 집필하면서 원작의 매력과 재미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작품을 두고 박 감독은 "조선에 7년간 금혼령이 내려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시작됐다. 작품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결을 살리면서도 드라마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기 위해 작가와 감독이 함께 고민을 이어갔다. 박주현은 "원작을 따라가게 될까봐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웹툰을 다 봤다. 웹툰과 웹소설 팬들이 봤을 땐 다른 미묘한 맛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금혼령'은 지구와 닮은 행성 속에 있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정, 여기에 '만약 나라에서 7년간 혼인을 금지한다면?'이라는 상상력을 내세웠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세계관을 빌리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사랑이라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국법으로 금지한 이 나라 안에서 백성들의 이야기인 만큼 가상의 나라로 안전한 선택을 이어간다.
실제 조선에서 왕비나 세자빈을 들이려 할 때 내려지는 '간택령'에 대해 이야기를 다룬다. '금혼령'은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존 사극에서 보지 못했던 조선을 새롭게 비틀어냈다. 앞서 적지 않은 사극들이 고증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금혼령' 제작진 역시 이 부분을 의식했다. 박 감독은 고증에 대해 일찍 고민을 시작했단다. 그는 "고증에서는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하길 원해서 멀티버스 소재를 넣었다. 기본은 지켜야 했다. 다양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문 교수님을 밤낮으로 괴롭혔다. 조연출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고증 논란에서 시청자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정도로만 자유를 추구했다. 인사와 문 여는 방법까지 익혔다. 미흡한 점이 있다면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금혼령'은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한 사기꾼 궁합쟁이 소랑(박주현)과 세자빈을 잃고 7년간 실의에 빠진 조선의 왕 이헌(김영대), 모든 걸 갖춘 완벽 그 자체인 의금부 도사 이신원(김우석)이 만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일들을 펼쳐낸다. 확고한 개성을 지닌 각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주현은 "아주 사랑스러운 캐릭터다"고 말했다. 김우석은 "우리 작품은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활발하고 산뜻하다"고 언급했다.
주역 세 배우 모두 이번 작품으로 첫 사극에 도전하게 됐다. 박주현은 "선배들이 사극이 정말 어려운 장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겁에 질렸다. 대부분 야외 촬영이었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밝다. 배우들과 제작진 성격이 좋다. 힘들지만 의기투합하면서 힘을 냈다"고 회상했다. 김영대는 "사극에 대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특히 '금혼령'은 세 인물 간의 케미스트리가 있다. 제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전래동화가 흘러오듯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제겐 좋은 경험이 됐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박 감독은 "김영대는 웹툰 원작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다. 너무 만장일치로 캐스팅이 됐다. 소랑은 정말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다. 대사도 많고 몸도 잘 써야 한다. 이때 박주현을 만나게 됐다. 만난 날 바로 흔쾌히 정해졌다. 또 신원은 정말 많은 오디션을 진행했다. 우석씨를 만나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다음 예정된 오디션을 모두 취소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를 들은 박주현은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대사가 많았다. 사기꾼이기 때문에 말의 템포가 빨라야 했기 때문에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빙의하는 장면마다 웃기고 싶은 욕심에 분장 등 아이디어를 계속 냈다"면서 열의를 드러냈다.
사실 '금혼령'은 편성에 있어 불리한 위치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소방서 옆 경찰서' 등 쟁쟁한 작품들이 동시간대 일찍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을 묻자 "경쟁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언더독'의 마음으로 겸허하게 경쟁하고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금혼령'은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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