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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적금 가입했더니... "제발 해지해 주세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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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적금 가입했더니... "제발 해지해 주세요" 왜?

입력
2022.12.07 21:15
수정
2022.12.07 21:5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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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협 "예수금 감당 못할 정도"
사과문 올리고 적금 '해지' 요청

남해축산농협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홈페이지 캡처

남해축산농협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홈페이지 캡처

일부 지역 농협이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이를 "해지해 달라"고 요청한 일이 벌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뭉칫돈이 몰리자 지급해야 할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7일 남해축산농협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적금 10% 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해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안내를 드린다"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남해축산농협은 1일 연 10%대 금리의 NH여행적금을 선보였는데, 당초 예정으론 은행 창구에서만 가입 가능한 대면용 상품이었다. 하지만 남해축산농협의 설명처럼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유입된 예수금만 1,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남해축산농협 출자금은 73억5,300만 원, 유동 자산 가운데 현금 자산은 3억2,900만 원에 불과했다.

최근 동경주농협도 최고 연 8.2%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특판을 비대면으로 출시했다가 같은 일이 벌어졌다. 동경주농협은 해당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며 "이번 특판으로 경영 악화로 인한 부실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해지를 요청했다.

해당 상품에 가입했던 고객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사건인 만큼 "해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유야 어떻든 은행 측 실수인데 "해지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한 고객은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죽 급했으면 해지 요청을 다 했겠나. 사과 문자를 받고 바로 해지했다"고 글을 쓴 반면, 다른 고객은 "예금취급 기관의 있을 수 없는 실수인데, 고객이 왜 피해를 뒤집어써야 하냐"는 불만을 제기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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