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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유방암, 전이 의심 없다면 '겨드랑이 림프절'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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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유방암, 전이 의심 없다면 '겨드랑이 림프절'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입력
2022.12.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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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70세 이상 고령의 유방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았다면 표준 술기(術技)처럼 여겨지는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치환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팀(교신 저자 정민성 교수)은 한국유방암학회 등록사업위원회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5~2014년 70세 이상 유방암 수술 환자 3,000여 명의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에 따른 생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의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다.

이전에는 유방암이 진단된 상당수 환자에서 유방 부위 수술과 동시에 겨드랑이 림프절을 제거하는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郭淸術·dissection)’을 시행해 왔다.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로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면 팔에 림프부종이 생기고, 운동ㆍ감각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2010년 미국 종양외과 연구자학회의 ‘Z0011’ 연구가 발표된 이후 겨드랑이 림프절에 1~2개의 암 전이가 발견되더라도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지 않고, 작은 절개창으로 1~3개 림프절 조직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판별하는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술기로 여겨지고 있다.

감시 림프절 생검술은 수술 전 유두 부근에 방사선 동위원소를 주사하고, 동위원소가 가장 많이 보인 감시 림프절 위치를 찾아 조직 검사를 의뢰한다. 겨드랑이 부위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이를 통해 1~3개 정도의 림프절을 제거함과 동시에 조직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판별한다.

그런데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해도 일부 유방암 환자는 수술 상처 감염ㆍ장액종ㆍ출혈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기 위해 겨드랑이 부위를 추가적으로 절개해야 했다.

연구팀은 진단 당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708명의 환자를 3대 1 성향 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해 비교했다.

그 결과,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림프절 곽청술 및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한 531명의 생존율과 시행하지 않은 177명의 생존율 간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유방암 환자의 5년 후 사망률도 3.3%로 매우 낮았다.

차치환 교수는 “국내 유방암 환자의 30% 정도가 70세 이상 고령 환자이지만, 고령 환자에서 유방암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낮추는 임상 연구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로 70세 이상 고령 유방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선별적으로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5년 생존율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령 유방암 환자 중 일부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겨드랑이 수술 자체를 생략하는 ‘맞춤형 수술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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