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 비상활주로, 울진공항 이전 움직임에
공항 인근 기성면 주민들 반대투쟁위 출범
신한울 원자력발전 3·4호기 건설로 경북 울진군 죽변면 공군 비상활주로를 기성면에 있는 옛 울진공항으로 확장·이전할 움직임을 보이자, 해당 지역인 기성면 주민들이 반대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울진 기성면 주민 40여 명은 6일 오전 기성면 행복나눔센터에서 ‘군사 비상활주로 이전 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투위)’ 출범식을 연 뒤 결의대회를 가졌다. 거리행진을 한 반투위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을 상대로 반대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반투위는 결의문에서 "울진군과 정부가 그간 비행훈련원 소음에 시달려 온 기성면 주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원전 건설에만 혈안이 돼 군 활주로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며 "밀실행정으로 군 활주로 이전을 추진하는 국방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국토교통부, 울진군과 중재에 나서야 할 국민권익위원회 모두 각성하고 당장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투위에 따르면, 울진군은 지난달 18일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관련 주민 간담회를 열고 죽변면에 있는 공군 비상활주로를 폐쇄하고 울진공항을 확장해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손병복 울진군수가 기성면 주민들을 직접 만나 "활주로 이전에 동의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죽변 공군 비상활주로는 전쟁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활주로여서 평소 이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추진된 지난 2016년, 원전과 군용기간 충돌사고가 우려되면서 이전이 검토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원전 건설 사업이 중단돼 논의를 멈췄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적극 나서면서 최근 이전 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2003년 완공한 울진공항은 취항을 희망한 국내·외 항공사가 단 한 곳도 없어 개항과 동시에 문을 닫았다. 현재는 한국항공대학교와 한국항공직업전문학교가 국토교통부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비행훈련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성면 주민들의 반발 움직임에 울진군 관계자는 "울진군도 사태 해결을 위해 주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며 "권익위가 7일 기성 비행훈련원 등을 방문할 예정으로, 행여 지역 내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