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면 모두 느끼는 문제를 단체장이 느낀 것"
해외 출장과 외국인 1300명 몰린 국제행사 성공 '믿음'
대전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나서고, 뒤이어 충남도까지 가세하자 다른 지자체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충청도 특유의 느리고 뜨뜻미지근한 특성을 감안하면 여느 때보다 분명하고, 빨랐다는 것이다. '실내 노마스크' 깃발이 가장 먼저 오른 이유는 최근 해당 지역 단체장들의 외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대전시와 충남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최근 확정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전을 비롯해 취임 이후 숨 가쁜 국내외 국제행사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해외 주요국 방문 시 마스크 없는 거리 풍경과 그 속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적지 않을 영향을 받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날 “이장우 시장은 10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처음으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시민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공교롭게 첫 해외 출장 직후였고, 해외여행을 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을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 시장은 지난 9월 21일 출국해 미국 뉴욕과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방문했다가 27일 귀국했다. 이 시장도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는 물론 거기서 튀르키예로 가는 항공기 안, 이스탄불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시장은 10월 10~14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세계지방도시연합(UCLG) 총회에서 각종 회의를 진행했다. 총회장에서 외국인 참석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국내 방역 기준으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맞았다”며 “그렇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분위기여서 외국인들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총회에는 한국을 제외한 144개국, 해외 546개 도시 시장들과 국제협력 담당자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그 후 대전에서는 UCLG 총회와 관련된 확진자 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 시장은 또 취임 4개월을 갓 넘기던 지난달 8일 벨기에로 날아가 다시 한번 노마스크 세상을 경험했다.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 참석 목적이었다. 유치전, 유치 성공 직후 등 당시 촬영된 다양한 사진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충청권 공동 개최 신청이었던 만큼 당시 출장에는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와 함께 김태흠 지사도 동행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김태흠 지사는 9월 18일 언더2연합 총회 참석차 뉴욕, 10월 20일엔 투자협약 체결차 유럽으로 출장을 갔다"며 "그때마다 마스크 없이 지내는 각국 사람들을 만나면서 국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더욱 갑갑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해외에서 마스크 없이 잘 지내다가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오르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다시 기내식이 나오면 마스크를 내린다”며 “모든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게 적절한지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