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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시스템에 집중한 이태원 참사 보도 돋보여[뉴스이용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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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시스템에 집중한 이태원 참사 보도 돋보여[뉴스이용자위원회]

입력
2022.12.08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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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11월 회의 개최
"'그린워싱 탐정' 온라인 대중성 확보 고민해야"
"주말기획 콘텐츠 포털에 더 부각시켜야 "
"전세사기 등 정책변화 이끈 기획기사 돋보여"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위원들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18층 회의실에서 11월 정기회의를 개최, 한국일보 기획 및 연재기사를 평가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위원들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18층 회의실에서 11월 정기회의를 개최, 한국일보 기획 및 연재기사를 평가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뉴스이용자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 18층 회의실에서 11월 정기회의를 열고 신문ㆍ온라인 콘텐츠를 평가·분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기획ㆍ연재 기사를 집중 점검했다. 회의에는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위원장)와 김여진(SBS M&C 차장) 최원석(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동가) 한준희(고루레터 홍보팀 부장) 위원이 참석했고, 손경호(케이스탯리서치 팀장) 최종헌(법무법인 YK 변호사) 위원은 평가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했다. 한국일보에서는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김정곤 뉴스룸 뉴스부문장이 함께했다.

한준희

사회부의 ‘성착취, 불패의 그늘’ 기사는 마지막 성매매의 집결지인 영등포의 땅이 국가 기관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폭로하며 성매매를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도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강조하고 싶은 문장을 볼드체로 처리하여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용이했다. 비교적 호흡이 긴 글임에도 긴장감을 높이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느꼈다. 기사 본문에 관련 기사가 제목 그대로 삽입되어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좋았다. 다만 온라인에서 기획ㆍ연재로 묶인 카테고리에 엉뚱한 관련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가령 이태원 참사 연속 보도에 반도체나 국제ㆍ안보 기사들이 연관 기사로 묶여 있어 의아했다.


김여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겪는 임금 떼이기의 실태를 고발하는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2021년 1월 말부터 거의 2년 가까이 연재하고 있다. 단순 사례 제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문제의 해법, 특히 관련법 개정까지 추적한 점이 인상적이다. 발달장애 문제를 다룬 ‘1071명, 발달장애를 답하다’ 기획도 눈길을 끌었는데, 정치권과 협업을 통해 법 개정까지 지속적으로 추적해 보기를 기대한다. 위기의 지방대 기획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바라보는 기획기사를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환경 관련 콘텐츠인 ‘그린워싱 탐정’의 경우 기업의 일차원적인 활동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다만 온라인 콘텐츠를 구성할 때 흥미 위주의 섹션은 다소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태원 참사 보도와 관련해서는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11월 1일 자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이 피해자를 위로하는 기사를 1면에 전면 배치하고, 간결한 헤드라인과 사진(피해자 신발 등 유류품)만으로도 힘을 가진 기사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5면에서는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와 나란히 애도 광고물을 게재했는데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 내에 녹아드는 또 하나의 기사처럼 느껴지는 긍정적 광고였다.


최원석

기획취재와 탐사보도는 언론사의 고민과 집요함을 보여주는 영역으로 발생 사건보다 유통기한이 긴 ‘에버 그린’ 콘텐츠이기도 하다. ‘그린워싱 탐정’은 기후위기를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연재 기사인데, 온라인상의 대중성이 다소 아쉽다. 가령 영국 가디언이 1년 동안 연재했던 ‘기후 범죄’ 시리즈의 경우 환경운동가의 기고, 과학자 두 명이 함께 쓴 소논문에 가까운 ‘그린워싱’ 분석 등 전문적인 필진으로 다양성을 꾀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관련 보도를 더욱 자주 노출시키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양승찬

한국일보가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전하면서 공권력에 대한 감시의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측면이 고무적이다. ‘압사당한 청춘들...국가는 또 없었다’라는 압축적인 제목에서 사건 발생의 책임 귀인(attribution) 문제가 국가 사회 시스템 차원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 SOS 쏟아졌다’ 등 우리 사회 안전, 재난 방지를 책임지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로서 일관성 있는 방향의 보도를 이어갔다.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한 달 반 동안 1면에 게재된 기획보도가 모두 9건이었는데 일부는 기획보도인지 알아보기 어려운 편집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9건 중 6건이 현실 경제와 직결되어 있는 시의성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발달장애 및 저출산의 사회 문제 역시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 이슈로 주제가 다양했다.

주말 기획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보다 짜임새 있게 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네의 발견’ ‘방방곡곡 노포기행’ ‘작전타임’ ‘시사잡경’ ‘별의별 유럽’ ‘같은 일본, 다른 일본’ 등 여유 있는 주말에 특별히 유용한 콘텐츠가 많은데 어떤 코너는 조금 부정기적으로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정기성을 확보하는 게 좋다. 네이버 기획보도 코너에서도 주말 기획 콘텐츠를 더 부각하여 배치하면 좋을 것 같다.


손경호

한국일보 홈페이지 ‘포커스 취재’ 코너는 최신순으로 연재물을 볼 수 있기에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다만 누적된 기획연재 기사의 양이 방대하고 주제별로 카테고리가 구분이 되어 있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문화 등의 대분류 정도만이라도 구분이 된다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문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Q&A 방식으로 작성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전문가를 통해 신빙성 높은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에서 생존자를 바라보는 한국일보의 관심과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헌

10월 24일 자에서 ‘성범죄사건 양형 판단에서 배심원 특성과 피고인 요인 조절효과’라는 논문을 다뤘다. 다른 언론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던 국민참여재판에 있어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기사인데, 추후에도 국민참여재판의 현실과 성범죄 사건에서의 특수성과 관련한 논의를 자주 다뤘으면 좋겠다. 다만 홈페이지에서는 "배심원 ‘성차별 의식’ 높고 ‘남성’일 때 성범죄 무죄로 판단하기 쉽다"라는 제목이었고, 지면은 “국민참여재판, 남성 배심원일수록 성범죄 무죄로 판단”이라는 제목이어서 다소 혼란스러웠다.

이태원 참사 이후 3일간 한국일보는 이태원 참사의 절박했던 상황, 사건의 원인 규명 및 국가적 책임의 소재, 부실했던 안전 보장 시스템 등을 충실하게 다루고, 뉴스이용자들이 폭넓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기획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참사 다음날 ‘압사당한 청춘들…국가는 또 없었다’라는 1면 제목의 경우, 사고의 원인이 다 밝혀지지 않았던 시점에서 먼저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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