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 정상회담 백악관 개최
외교 현안에서는 '대서양 동맹' 뜻 일치
IRA에는 이견...바이든 "조정 여지 있어"
바이든, 취임 후 첫 국빈 만찬...마크롱 환대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빈만찬을 열어줄 정도로 마크롱 대통령을 환대했다.
두 정상은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규탄 △중국 견제 △우크라이나 지원 등 외교 현안에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는 미묘한 갈등도 노출했다.
①외교 현안은 한뜻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핵,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외교 현안에 대한 미국·프랑스 ‘대서양 동맹’의 일치된 기조를 확인했다.
우선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이례적으로 많았던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양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다루기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 우려 조율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 등의 문구도 담겼다. 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규탄 내용도 들어갔다. 두 정상은 “러시아의 고의적인 긴장 고조 조치, 특히 무책임한 핵 (위협) 수사(rhetoric)와 화생방 공격에 관한 허위 정보를 개탄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푸틴과 접촉할 당장의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가 전쟁을 끝내는 데 관심이 있다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②뜨거운 감자 ‘IRA’
하지만 외교 현안과 다르게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를 두고는 양 정상 간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루 전 미 의회·기업 지도자 업무 오찬에서 “(IRA는) 우리 기업가들에게 너무 공격적”이라며 “(이 법이) 미국 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IRA에는) 조정이 필요한 작은 결함들이 있다”며 “유럽 국가 참여를 근본적으로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미세한 조정 방안들이 있다. 이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미국에서 계속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겠지만 유럽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도 보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IRA로 인해) 사과는 하지 않겠다"며 법 추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동맹 이익 훼손을 막기 위한 미세한 조정은 고려하더라도, 법 자체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 의회가 전면적인 IRA 법 개정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 조립 장소와 상관없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용차 범위' 등의 미세 조정은 이뤄지더라도 미국과 그밖의 나라의 근본적인 차별 논란 해소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두 정상은 IRA와 관련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협의를 지켜본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③국빈만찬 환대 눈길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관심사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국빈만찬이었다. 미국과 프랑스 관계는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하는 안보동맹 협의체 ‘오커스(AUKUS)’를 출범하면서 껄끄러워졌다. 미국의 호주 지원 방침으로 프랑스가 호주에 잠수함을 판매하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빈만찬까지 열면서 마크롱 대통령을 환대하면서 양국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빈만찬은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깊이 관여했다. 그는 하루 전 음식과 장식 등에 관해 사전 브리핑을 열 정도로 만찬 준비에 신경을 썼다. 만찬 키워드는 양국의 화합이었다.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빨강, 파랑, 하양으로 꽃 색깔을 맞추고 프랑스제 포도주잔에 미국산 스파클링 와인을 담아 건배하는 식이었다. 또 양국 정치인, 외교관은 물론 연예인, 문화계 인사 등 400여 명의 명사를 백악관에 초대해 양국의 우호 관계를 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국빈만찬은 그동안 삐걱거렸던 양국 동맹 관계의 힘을 과시하는 화려한 의식”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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