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조선팰리스 25만원 케이크 선보여
파르나스 호텔도 20만원 케이크 5일 만에 완판
겨울 날씨는 차갑지만 특급 호텔들의 한정판 크리스마스 케이크 경쟁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5만 원짜리 케이크를 내놓은 조선팰리스에 이번엔 신라호텔도 25만 원짜리 케이크를 내놓으며 맞장을 뜨기로 했다.
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①신라호텔의 '얼루어링 윈터'와 ②조선팰리스의 '화이트 트리 스페셜'이 올해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이름을 올렸다.
신라호텔이 이번에 새로 선보인 얼루어링 윈터 케이크(2종)는 겨울에 피어난 꽃을 형상화한 것으로, 금박 장식의 화려한 물결 모양은 최고급 초콜릿인 발로나 초콜릿을 썼고, 케이크 안은 라즈베리 시트에 앙글레이즈와 마스카포네 크림을 곁들여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냈다고 밝혔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얼루어링 윈터 케이크는 시즌 한정으로 50개만 출시했다"며 "제작에 손이 많이 가는 상품이라 하루에 셰프가 한두 개밖에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20만원대 한정판 '작품' 케이크, 완판 행진
조선팰리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 흰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비주얼의 화이트 트리 스페셜을 25만 원에 내놓아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케이크는 지난해 준비한 약 50개 수량이 조기 완판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량을 준비 중이다.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1일 오후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 만 하루 만에 화이트 트리 스페셜은 준비된 수량의 40% 예약이 찼다"고 말했다.
③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동화 속 회전목마를 본뜬 '메리고라운드' 케이크를 20만 원에 30개 한정으로 선보였다. 파르나스 호텔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한 케이크를 개발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기획했다"며 "케이크에 들어가는 재료부터 쇼콜라티에 아트, 포장 박스 디자인까지 꼼꼼하게 설계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슴 장식과 마카롱 등으로 꾸미는 케이크 하나를 만드는 데 8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달 26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5일 만인 1일 30개 수량이 다 팔렸다고 밝혔다.
'스몰 럭셔리' 완결판,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
호텔업계는 이와 같은 값비싼 크리스마스 케이크 인기가 작은 사치로 기쁨을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의 대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0대 이상이 많이 찾던 특급 호텔에 20대까지 투숙하기 시작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호텔의 디저트 뷔페나 패스트리 숍 등에서 특급 호텔 서비스를 경험하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 초고가 케이크 인기에 영향을 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급호텔에 50~60만 원을 주고 하룻밤 묵는 것보다 20만 원대 케이크를 사서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남들에게 뽐내는 게 더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 있는 소비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정판 케이크 인기가 케이크 전반 매출 끌어올려
한정수량으로 만들어지는 초고가 케이크의 인기가 다른 케이크들의 구매도 함께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롯데호텔은 올해 초콜릿 스펀지와 헤이즐넛 페이스트, 샤블렛 비스킷 등으로 과자집 모양의 베어 쇼콜라 하우스(12만 원) 등 크리스마스 케이크 7종을 선보였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인기에 힘입어 롯데호텔 서울의 겨울 시즌 대표 케이크인 프리미엄 딸기 케이크(8만5,000원)는 지난해 겨울에 5,000개가 팔렸다"며 "한정 수량만 만들어지는 고가 케이크가 다 나가도 또 다른 케이크를 소개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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