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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방화벽 무너뜨린 VPN 잡아라"...中 휴대폰 불심검문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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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방화벽 무너뜨린 VPN 잡아라"...中 휴대폰 불심검문 횡행

입력
2022.12.01 08:34
수정
2022.12.01 11:02
0 0

中 당국, 반정부 시위 차단 위해 전방위 휴대폰 검열
인터넷 감시 정책 '황금방패 프로젝트' VPN에 무력화
전 세계 연대 움직임... 한국 대학가도 동참, 집회도 열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24일 북서부 신장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당시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해 가져다 놓았던 설치물이 진화를 막았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24일 북서부 신장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당시 방역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를 봉쇄하기 위해 가져다 놓았던 설치물이 진화를 막았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며 시작된 중국의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휴대폰 불심검문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이라 보고, 시민들의 휴대폰 사용 내역을 직접 검열하며 탄압에 나선 것이다. 주요 타깃은 SNS 사용에 익숙한 대학생들이다.

중국에서 10년간 공부 중이라고 밝힌 한 유학생은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휴대폰 검사는 상하이 쪽에서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안다. 공안이 길을 걷던 사람들을 잡고 불심검문을 하겠다며 휴대폰 메신저 내용까지 싹 다 살펴보면서 검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설치 여부다. 이 유학생은 "VPN이 깔려 있으면 무조건 휴대폰을 바로 압수하고, 경찰서로 불려가서 면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엄혹한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생들은 VPN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인터넷프로토콜(IP)로 접속해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무력화하고 있다.

30일 홍대 거리에 모인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이 중국 정부의 방역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는 하버드 유학생들이 집회를 여는 등 중국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촉발된 시진핑 퇴진 요구 시위가 해외로 확산될 조짐이다. 연합뉴스

30일 홍대 거리에 모인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이 중국 정부의 방역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는 하버드 유학생들이 집회를 여는 등 중국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촉발된 시진핑 퇴진 요구 시위가 해외로 확산될 조짐이다. 연합뉴스

중국은 사회 안정을 이룬다는 명분을 내걸고, 전 세계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원천 차단하는 '황금방패 프로젝트(golden shield project)'를 1998년부터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차단하고, 국내 사이트에서도 민감한 단어는 검색을 막으며 여론을 통제하고 있다 . 인터넷 검열과 감시의 시스템이 유명해지다 보니,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이란 말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다.

중국이 반정부 시위 차단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지만, 힘으로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자유를 갈망하는 외침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며 중국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생들 중심으로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고려대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얼굴에 히틀러의 콧수염을 합성한 '시틀러' 사진이 대자보로 붙었고, 서울 홍대거리에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중국의 반정부 시위를 응원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움직임이 한국에선 처음이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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