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연극영화학부 학생들
10년째 장수사진 촬영 재능기부
액자에 담아 증정, 전시회도 열어
“할머니! 친손주가 왔다고 생각하시고, 환하게 웃어보세요.”
지난 7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카메라 앞에 앉은 할머니 앞에서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연출·제작 전공 학생들이 재롱을 피우고 있었다. 학생들은 다소 긴장한 어르신의 굳은 표정을 펴드리려 온갖 애교를 부렸다. 할머니는 이내 함박웃음을 터뜨렸고, 학생들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7, 8일 이틀 동안 진행된 사진 촬영에는 분평동에 거주하는 70~80대 노인 200여 명이 참여했다. 촬영은 재능 기부에 나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학생들이 도맡았다. 학생들은 주민센터에 세트장을 꾸리고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포착해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이후 3주간의 보정 작업 등을 거친 사진을 액자에 담아 지난 29일 분평동 주민센터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가장 환한 표정을 선보인 어르신에겐 ‘포토제닉’상으로 소정의 상품도 증정했다. 어르신들의 사진은 전시 후 무료로 전달했다.
봉사에 나선 학생들은 더없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박수현(연출·제작 전공 2)씨는 “외롭게 사시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활짝 웃으시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청주대 영극영화학부는 2012년부터 노인들에게 사진을 무료로 찍어드리는 봉사를 연례 행사로 벌이고 있다. 어르신들의 밝게 웃는 모습을 담아서 ‘행복한 장수’ 사진이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때문에 봉사를 하지 못했다. 3년 만에 연 이번 행사에는 청주 동서로타리클럽과 청주대 사랑봉사단의 후원이 보탬이 됐다. 분평동 행정복지센터와 수동 새한칼라, 러브이브도 후원했다.
이 학부 김경식 교수는 “영정 사진의 패러다임을 밝게 바꿔보려고 시작한 봉사가 어느새 소외된 노인들과 대학생ㆍ지역봉사단체가 함께 어우러지는 소중한 나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행복한 장수사진’이 우리 지역의 대표 마을 축제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