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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 확산세 심상치 않다... 작년보다 3배 빨라 방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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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 확산세 심상치 않다... 작년보다 3배 빨라 방역 비상

입력
2022.11.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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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 11월 AI 8건, 올해 23건
미국·유럽서도 AI 방역 초비상
정부 계란 가격 치솟으면 수입 추진

2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1)가 전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확산 속도가 3배 가까이 빨라 AI 방역 비상이 걸렸다. ‘계란 대란’ 우려에 달걀 가격마저 들썩여 장바구니 물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28일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전남 나주 소재 산란계농장과 육용오리농장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됐다. 중수본 관계자는 “23일 확진된 나주의 육용오리농장 인근 지역”이라며 “고병원성 판정까지 1~3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이후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발생 당시엔 경북·충북 위주로 전파됐으나, 이제는 강원·경기·전남까지 퍼진 상황이다. 현재까지 국내 가금농장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27일 기준)는 7개 시·도, 23건. 살처분한 가금류는 약 193만 마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2개 시·도 8건)보다 발생 지역·건수 모두 3배 안팎 늘었다.

고병원성 AI는 이미 해외에서 상당한 피해를 불러오고 있다. 올해 고병원성 AI로 미국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최소 5,054만 마리로 2015년 역대 최대 기록(5,050만 마리)을 넘어섰다. 유럽 역시 초비상이 걸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에 따르면 올해 들어 AI로 가금류 5,0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유럽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늘 경우 시베리아 같은 번식지에서 교차감염된 철새가 국내로 이동하면서 AI 유입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우리나라의 AI 피해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철새를 통해 전파되는 고병원성 AI 감염을 사전 차단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조기 검역과 즉각 대처가 중요하다”며 “불필요한 살처분으로 계란 가격이 크게 뛰었던 2020, 2021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1,700여만 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하면서 계란 한 판에 1만 원이 넘는 ‘금란 사태’가 불거졌다.

이번에도 계란 가격은 수급 불안 우려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지난달 19일 6,470원에서 이달 25일 6,647원까지 2.7% 올랐다.

대규모 살처분이 이뤄질 경우 계란 가격이 치솟게 되는 만큼 정부는 신선란을 수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고병원성 AI 불안심리로 이달 들어 계란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며 “살처분 규모가 400만~500만 마리로 확대되거나,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웃돌게 되면 수입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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