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뒤쪽 유휴 부지 소유권 확보
호남 최대 창업 단지 조성 '속도'
市, 지원 인프라 구축 또 다른 숙제
광주역. 한때 호남 제1도시(광주광역시)를 대표하는 기차역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광주 도심을 가로지른 경전선이 외곽으로 이전하고, 2015년 광주역을 경유하던 KTX마저 광주송정역으로 빠져나가면서 광주역은 사실상 간이역 신세로 전락했다. 역 주변은 눈에 띄게 썰렁해졌고, 일각선 "문을 닫으라"는 폐역(廢驛) 얘기까지 나왔다.
광주시가 상권이 침체한 광주역 일대를 살려보겠다고 나선 게 2018년이다. 그해 광주역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2020년 12월 도시재생 혁신지구 조성 사업, 2021년 5월 그린 스타트업 타운 조성 사업을 잇따라 정부 공모를 통해 따냈다. 광주역 일원을 명실상부한 호남권 최대 창업 단지, 이른바 광주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광주시는 "이들 3대 메가 사업을 통해 2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만6,0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광주역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인 빛고을창업스테이션 착공식이 그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광주역 도시재생 혁신지구 사업 부지 확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광주시는 국토교통부 공모 당시 광주역 뒤쪽 유휴 부지(1만4,224㎡) 소유권자인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땅 매각이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고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광주역을 경유하는 달빛내륙철도가 반영되면서 해당 사업 부지와 달빛내륙철도 예상 노선 간 저촉 가능성 등이 불거졌다. 여기에 개발 호재에 따른 광주역 주변 땅값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부지 매입은 난항에 빠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광주시는 달빛내륙철도 예상 노선을 제외한 부지 변경안을 마련하고 정치권에 협조를 요청해 최근 국토부 등으로부터 매각 동의를 이끌어냈다. 광주시는 "땅 문제가 해결되면서 호남 최대 창업 단지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로선 한숨을 돌린 셈이다.
광주시가 땅 문제는 풀었지만, 그곳에 뛰어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는 또 다른 숙제를 안았다. 이는 광주역 일대가 활력을 되찾고 사람과 기업이 몰려오는 혁신 거점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다. 광주시 관계자는 "청년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학과 한전 등 협력 기관과 유기적인 협업 체제는 물론 운영 전략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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