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식품·의료제품 이야기] 오일웅 식품의약품안전처 독성연구과장
르네상스 시대의 스위스 출신 파라켈수스는 ‘근대 의학의 선구자’로 불린다. 후대에 그의 명성이 높아진 이유는 다른 의사와 달리 환자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증상 변화에 따라 적절한 약을 투여해서다. 즉 실험과 관찰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태도 때문이다.
파라켈수스는 “용량이 독을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음식 맛을 조절하는 소금도 많이 먹으면 독으로 작용한다. 사과나 배의 씨에는 아미그달린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분해되면 독성 물질이 된다. 하지만 이 씨를 먹어도 당장 해가 되지 않는 것은 양이 적기 때문이다.
식품과 의약품은 우리가 늘 접하므로 인체 노출량이 많다. 따라서 식품과 의약품에 들어 있는 물질의 독성을 미리 파악하고 그 양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물질의 독성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있으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과 의약품을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물질의 독성 정보를 ‘독성정보제공시스템(Tox-Info)’에서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에는 4,577개 물질에 대한 ‘독성 정보 DB(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다. 구연산 같은 식품첨가물부터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의약품 그리고 벤젠 같은 생활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물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질별로 화학물질명ㆍ구조식 같은 기본 정보와 용도, 인체 영향 정보, 동물 독성 시험 정보, 발암성 정보 등도 제공하고 있다.
독성 정보 DB에 수록된 물질이라고 해서 노출됐을 때 모두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결국 모든 물질은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며 적절한 양은 독성 정보에 따라 정하게 된다.
우리가 먹고 복용하는 식품과 의료 제품 속 물질의 독성 정보가 궁금하다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www.nifds.go.kr) 누리집 내 ‘독성정보제공시스템(톡스인포ㆍTox-Info)’에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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