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라틴(Keratin)’은 머리카락 성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단백질이다. 그런데 머리카락의 핵신 성분인 케라틴이 발모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체 조직 재생과 관련해 사멸된 세포에서 나오는 케라틴이 새로운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황유식 경희대 치대 치의예과 교수와 도선희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마우스(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이 같은 케라틴의 발모 효과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마우스 실험에서 케라틴을 피부에 주사했을 때 모근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고 발모량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라틴을 1회 주사한 마우스와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을 28일간 매일 바른 마우스와 비교했을 때도 케라틴을 주사한 쪽에서 발모 효과가 더 좋았다.
분석 결과, 케라틴은 머리카락 주기인 성장기‧휴지기‧쇠퇴기 중 휴지기에 모낭 형성과 머리카락을 자라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를 응집하고 줄기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지기에는 ‘TGFbeta2(Transforming Growth Factor 2)’에 의해 모근 상단의 외모근 상피세포가 죽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이 세포 내에 존재하던 케라틴이 노출되고 모근세포 주변으로 축적되면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케라틴의 역할을 검증하기 위해 쥐의 외모근 상피세포에서 케라틴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자 발모가 늦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케라틴이 모발의 주기 중 쇠퇴기에서 새로운 성장기로의 전환과 이에 따른 발모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황유식 교수는 “지금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던 머리카락 주기 중 쇠퇴기에서 성장기로 전환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라며 “인체 조직 재생과 관련해 사멸된 세포에서 나오는 케라틴이 새로운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관련 핵심기술을 케라메딕스에 이전하고 향후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케라틴을 주성분으로 한 발모 주사제를 개발하고, 재생의학 분야로 활용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새로 개발하는 주사제는 케라틴을 고순도로 추출해 일정한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 머리에 주사하는 형태다. 현재 동물 실험을 마쳤으며, 올해 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계획을 신청해 내년 중 중앙대병원과 임상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황유식 교수는 “케라틴 발모 주사제 효과를 임상 시험에서 확인하면 특별한 부작용 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탈모 치료 전문의약품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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