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청객 떼까마귀 4000마리 출몰… 수원시, '배설물 테러' 골머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청객 떼까마귀 4000마리 출몰… 수원시, '배설물 테러' 골머리

입력
2022.11.23 20:00
19면
0 0

전깃줄 앉아 배설물 테러 시민 불편
이달 들어 30건 넘는 피해 민원 접수
수원시, 퇴치반 청소반 운영해 대응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팔달구 백성병원 인근 도로 위 전깃줄에 떼까마귀가 다닥다닥 붙어 잠을 자고 있다. 임명수 기자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팔달구 백성병원 인근 도로 위 전깃줄에 떼까마귀가 다닥다닥 붙어 잠을 자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겨울 불청객 떼까마귀가 올해도 어김 없이 수원지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매년 11월 중순에 찾아와 이듬해 2월까지 4개월간 수원 도심에서 '배설물 테러'를 저질러온 떼까마귀의 출몰에 수원시와 시민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긴장하고 있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5일 팔달구 인계동 백성병원 주변에서 처음으로 떼까마귀 300여 마리가 목격된 뒤, 매일 3,000~4,000마리가 매탄동 삼성전기 후문과 권선동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등 수원 동쪽 지역에 머물고 있다.

떼까마귀는 봄부터 가을 사이에 러시아(시베리아), 몽골 등 한반도 북쪽 지역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철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다. 몸집은 46㎝ 정도로 크지 않지만, 군집성이 강해 무리 생활을 한다.

과거에는 울산 등 남부지방에서 겨울을 보냈지만, 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철 서식지가 수도권까지 북상했다. 수원 동쪽 지역에는 전봇대와 전깃줄이 많고, 바람을 막아주는 건물도 많다. 평택이나 화성, 안산 등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이 가깝다는 점도 떼까마귀가 수원을 찾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팔달구 백성병원 인근 도로 위 전깃줄에 떼까마귀가 다닥다닥 붙어 잠을 자고 있다. 임명수 기자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팔달구 백성병원 인근 도로 위 전깃줄에 떼까마귀가 다닥다닥 붙어 잠을 자고 있다. 임명수 기자

떼까마귀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조류 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을 옮긴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문제는 배설물과 정전 사태다.

이달 들어 떼까마귀 피해 민원은 36건 접수됐다. 전날 오후 10시쯤 인계동 백성병원 인근 도로는 떼까마귀 배설물로 가득했다. 주차된 차량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근 지역의 한 상인은 "매년 찾아오는 떼까마귀 배설물로 피해가 상당하다"며 "며칠 전 가게로 들어오려는 손님 옷에 배설물이 떨어져 되돌아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30대 여성도 “전깃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혐오스럽고 징그럽다”며 “밤에 혼자 걷다 보면 까마귀들이 날아들어 공격할까봐 겁이 난다”고 했다. 많은 개체가 전깃줄에 앉아있다 보니 정전 우려도 제기된다.

수원시는 7,600만 원을 투입해 떼까마귀 퇴치와 청소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에서 꾸린 퇴치 기동반은 오후 6~10시 떼까마귀 출몰 지역을 돌며, 전깃줄에 앉지 못하도록 레이저빔을 쏘고 있다. 떼까마귀는 낮에 먹이 활동을 한 후 잠을 자기 위해 전깃줄에 앉으면 바로 배설하는 습성이 있다. 다만 전깃줄에 앉아서 잠든 떼까마귀는 그대로 둔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도 멀리 가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기동반은 낮시간대에 밤새 도로 위로 떨어진 새똥을 세척하고 있다.

이정아 동물과행복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2주간 떼까마귀 행태를 분석해 보니 선택적 퇴치로 피해를 줄여야 할 것 같다"며 "다만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완전 퇴치가 불가능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