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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산타도 허리띠 조인다..."선물 안 사거나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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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산타도 허리띠 조인다..."선물 안 사거나 줄일 것"

입력
2022.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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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기부금 줄일 계획
물가상승률 감안 시 선물의 양과 질 크게 떨어질 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오팔 홀트필립씨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오면 집 안 트리 밑에 세 명의 자녀를 위해 20여 개의 선물 꾸러미를 놓아뒀다. 하지만 올해는 세 개의 선물 상자만 놓기로 했다. 아파트 임대료가 2년 전 처음 집을 얻을 때 월 1,364달러(약 185만 원)에서 올해 월 2,600달러(약 352만 원)로 약 두 배 가까이 뛰어,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치솟는 물가에 지친 미국인들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이고, 기부마저 꺼리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미국 소비자 4,986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크리스마스 등 올 연말의 쇼핑 계획을 설문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9개의 선물을 살 계획이라고 답해, 지난해(16개)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도 미국인이 올해 선물을 사는 데 1인당 평균 613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648달러)보다 35달러 줄어드는 것이다. 적은 액수 차이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살 수 있는 선물의 양과 질은 이전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미시간대는 최근 6개월간의 소비심리평가지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에 비견될 만큼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WSJ은 최근 고용 시장 회복세와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도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인구조사국의 지난달 초 가구 대상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41%(약 9,500만 명)가 필수적인 가계 지출 감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29%)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미국 시민사회의 기부문화마저 위축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와 모금단체협회는 2분기 미국의 500달러 미만 기부금과 전국 기부자 수가 모두 감소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전체 모금액은 6.2%포인트 증가했지만 이는 물가 상승률 8.2%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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