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측근 방어 올인'에 대한 우려 고개
24일 의총 계기 지도부 비판 견해 나올 듯
당 지도부는 "정진상은 결백" 입장 여전해
강경파 6명은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참석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오른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으로 "이젠 이 대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실장의 결백을 주장하며 구속 저지에 올인해온 지도부의 총력 투쟁에 대한 회의론도 조만간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적전 분열을 피하기 위해 사법 리스크 언급을 자제한 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 리스크 예상보다 심각" 동요 조짐도
민주당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20일 본보 통화에서 "정 실장이 구속되는 걸 보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동요가 의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이 대표의 사법 처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에 대한 전망까지도 나온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의 턱밑까지 올라오면서 정 실장의 결백만 강조하며 검찰 수사를 '조작'이라고 규정한 지도부 전략에 의구심을 표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재선 의원은 "정 실장이 결백하다더니 구속이 돼 당에 대한 신뢰가 더 크게 훼손된 것 아니냐"며 "지도부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 마음이 급해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지도부 방침에 침묵해온 비명계 측으로부터 반발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당내에선 ①구속 기소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기소를 앞둔 정 실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당직을 정지한다'는 당헌 80조 규정에도 현재 당직을 지키고 있고 ②대변인과 공보국의 언론 대응 등 대외 메시지를 내는 당의 공적 자원이 이 대표 주변 방어에 집중 투입되고 있으며 ③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노웅래 의원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적극 방어하지 않는 점 등을 두고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릴 의원총회에서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명·박홍근 "정진상 결백" 입장 고수
당 근저에 흐르는 기류와 달리 지도부는 정 실장 구속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아는 정보와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정 실장은) 결코 검찰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게 제 확신"이라며 정 실장 결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포연이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삭감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원상 복구해 취약 계층을 챙기겠다"며 사법 리스크보다 민생에 초점을 맞췄다.
강경파 6인 촛불집회 참석... 지도부는 선 긋기
당내 강경파 의원 사이에선 본격화하는 사정정국에 따라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유정주 양이원영 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 6명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전날 서울시청 주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석했다. 매주 열리고 있는 해당 집회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6명이나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의원 전원은 함께 연단에 올라 존재감도 드러냈다. 유 의원은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추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며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오늘 무대에 오른 의원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촛불광장으로 나오기 전에 선도적, 자발적으로 촛불광장에 나온 용기 있는 초선의원들"이라며 "오늘 이 시간 이후 저희들과 여러분들은 한배를 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이들의 촛불집회 참석에 대해 "자의로 하는 정치 행동에 대해 당에서 가타부타 사전에 통제할 수 없다"며 거리를 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