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국내 첫 이동형 에크모 성공 이후 19년 만에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에크모(ECMO)’ 치료 2,000건을 달성했다.
에크모는 심부전ㆍ폐부전ㆍ심정지 같은 위급 상황에서 체내 혈액을 환자 몸 밖으로 빼내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환자 몸 안에 넣어주는 장치다. 환자가 정상 심폐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몸 밖에서 심장과 폐 역할을 대신해 준다.
지난 2003년 이영탁 전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현 인천세종병원 심장혈관센터장)가 국내 최초로 이동형 에크모를 이용해 심ㆍ폐부전 및 심정지 환자 치료에 사용한 뒤로 국내에도 점차 보급됐다. 최근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쓰이면서 일반 대중의 인지도도 예전보다 향상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년 동안 국내 에크모 치료 발전에 앞장서 왔다. 지난 2014년 심장외과와 순환기내과, 중환자의학과, 체외 순환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꾸리고, 에크모 치료 ‘협업 체계’를 선보였다.
또 에크모 전용 이동형 중환자실 차량 개조 등 투자를 늘려 중증·응급 환자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최근 열린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 추계 학술대회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코로나19로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을 67%로 보고하는 등 에크모 치료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문적 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앞장섰다. 성기익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는 지난 2014년 에크모 연구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으로 국내 에크모 치료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탰다.
특히 최근엔 수입에 의존하는 에크모 치료 장비 자체를 국산화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양현 심장외과 교수는 범부처 전주기의료기기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동형 에크모 국산화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산 에크모 장비를 이용한 탐색 임상 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국산 에크모 개발이 성공한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나 대형 사고 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의료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인성 쇼크팀을 이끄는 양정훈 중환자의학과 및 순환기내과 교수는 “에크모 치료 덕에 심인성 쇼크 환자들에 대한 치료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을 모델로 많은 병원들이 치료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양 교수는 또 “에크모를 시행받는 환자는 가장 중한 환자인 만큼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중환자 전문 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