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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서서 갔는데"... 경기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발동동'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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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서서 갔는데"... 경기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발동동' 시민들

입력
2022.11.18 15:30
수정
2022.11.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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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일부 버스 '무정차 통과'에 시민들 다른 버스 이용
출퇴근 승객 2393명인데... 동원 좌석은 1500석
국토부 "내년 초까지 40개 노선, 83대 추가 투입"

입석 금지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한 승객이 버스를 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입석 금지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한 승객이 버스를 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어제는 서서 갔는데 오늘은 안 된다네요. 늦었는데 어떡해요.”

18일 오전 7시 40분쯤 경기 성남시 서현동 이매촌한신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G8110번 버스를 타려던 임모씨는 운전기사가 “자리가 꽉 찼습니다”라며 승차를 거부하자 발을 동동 굴렀다. 임씨는 “입석 금지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탑승조차 못 하니 당황스럽다”며 "배차 간격도 길어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면서 서울로 향하는 다른 노선 버스를 서둘러 탔다.

경기광역버스 입석 금지 시행 첫날인 이날 일부 직장인들이 만석 버스를 놓치고 다른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다만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없었다.

이날 오전 8시 판교 현대백화점 버스정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9000번 버스를 타려던 승객들은 ‘빈자리 0’으로 표시된 버스가 무정차 통과하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모(28)씨는 "배차간격을 줄이거나, 버스 노선을 더 만들어 불편을 줄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갑작스런 입석 금지 조치에 불만을 터트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40대 직장인은 “세월호 참사 후 입석이 금지됐다가 슬그머니 다시 입석으로 운행해 왔다”며 “이태원 참사 후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 시민 안전을 볼모로 버스업체들이 잇속을 챙기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다른 승객도 “어제까지 입석으로 운행했는데 어제는 안전하고 오늘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KD운송그룹 버스들이 입석 승객을 태우지 않은 것과 달리, 9401번 버스는 7, 8명 정도 입석 승객을 태워 출발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경기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를 우려해 버스를 집중 배치한 데다, 버스업체 직원들이 승차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송모(34)씨는 “어제보다 10분 정도 먼저 나왔는데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처음엔 좀 불편하겠지만 안전을 위한다고 하니 10분 일찍 나오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석 금지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빈자리 0'(왼쪽 빨간색 원 안)이라며 더 이상 승객을 태우지 않은 광역버스와 입석 승객을 태운 오른쪽 빨간색 광역버스(파란색 원 안)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입석 금지 첫날인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빈자리 0'(왼쪽 빨간색 원 안)이라며 더 이상 승객을 태우지 않은 광역버스와 입석 승객을 태운 오른쪽 빨간색 광역버스(파란색 원 안)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임명수 기자

다만 출퇴근 승객들이 몰리는 주중이나 서울 강남 또는 광화문과 이어지는 주요 노선의 경우 승객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입석 금지 조치를 계속 시행하려면 버스 투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입석을 금지한 KD운송그룹 69개 노선의 출퇴근 시간대 입석 승객은 2,393명으로 추정되지만, 동원 가능한 좌석은 1,500석에 불과하다. 이날 현장에 나와 있던 경기도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 차량이 있는지, 승객들이 어느 정도나 탑승하지 못하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지역의 출퇴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올해 안에 22개 노선에서 버스 46대를 투입하고, 내년 초까지는 18개 노선에서 37대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18일부터 전세버스와 예비차량 등 20대를 투입하고, '광역버스 입석 대책'에 따라 늘리기로 계획된 차량 68대도 내년 초까지 투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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