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과수·소방 등 합동 감식
"가스 새어 나와 불 붙으며 폭발"
CCTV 확보...가스 유출 등 조사

합동감식에 나선 경찰과 소방 등 기관 5곳의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가스충전소의 충전기를 살펴 보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16일 발생한 대구 서구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가스 폭발 사고는 대형 탱크로리 주변에서 가스가 누출된 뒤 불이 붙으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경찰청은 17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가량 대구 서부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폭발 사고 직전 대형 탱크로리에 가스를 싣는 과정에서 가스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목격자 이모(71)씨는 이날 "전날 충전소에서 차량에 가스를 넣고 있는데 뒤쪽에서 흰 연기가 안개처럼 흘러 나오고 있었다"며 "불안한 마음에 빨리 나왔는데 큰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일었다"고 진술했다. 충전소 직원도 "폭발 직전 대형 탱크로리에 가스를 싣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흰 연기가 새어 나와 직원들이 급하게 밸브를 잠갔다"며 "서둘러 잠그지 않았다면 지하에 저장된 가스에도 불이 붙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충전소 지하에는 총 60톤 용량의 지하 탱크가 있고, 전날 절반 가량의 가스가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LPG충전소에서 가스를 주입하거나 가스를 차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장치가 이탈하면 가스가 새는 사고가 발생한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은 LPG 폭발로 추정된다"며 "목격자 진술과 CCTV, 차량용 블랙박스 등을 바탕으로 가스 유출과 불이 붙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5시 29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LPG 충전소에서 가스 폭발로 불이 나 8명이 다쳤다. 이 불로 현장에 있던 충전소 관계자와 고객 등이 온몸 또는 신체 일부에 2∼3도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인근에 있던 차량 12대가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희성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범죄수사계장이 17일 합동감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불 탄 의자가 17일 대구 서구 중리동 가스충전소에 나뒹굴고 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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