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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충지이자 인권 사각지대"...미국·유엔이 들춰낸 필리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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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충지이자 인권 사각지대"...미국·유엔이 들춰낸 필리핀의 '두 얼굴'

입력
2022.11.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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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미중 갈등 동남아 요충지로 급부상
미 남중국해 지원사격 의지 밝혀
아동인권·언론자유 문제 여전… 유엔 조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모습. 보스턴=AF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모습. 보스턴=AFP 연합뉴스

'①동남아의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②최악의 인권 사각지대'.

필리핀의 이러한 두 얼굴이 미국 부통령과 유엔 특별조사관이라는 거물급 인사들의 방문으로 국제사회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의 방문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는 필리핀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보여주지만, 유엔 특별조사관의 방문은 아직 필리핀이 정상적인 인권국에 다가서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美부통령,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직접 방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위치. 구글 지도 캡처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위치. 구글 지도 캡처

17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오는 20~22일 필리핀을 방문한다. 미 행정부 최고위층의 필리핀 방문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5년 만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필리핀 도착 직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을 잇달아 면담한다. 이후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인 필리핀 서부에 위치한 팔라완섬도 방문한다.

팔라완섬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핵심 전장인 스프래틀리 군도와 인접한 곳이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해 필리핀 편을 확실히 들겠다는 의지를 중국에 보여준 셈이다. 주필리핀 미 대사관 측은 "부통령의 동선은 남중국해의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미 행정부가 동맹국인 필리핀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 외에도 내년부터 6,600만 달러(876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필리핀 내에 자국 군사기지 3곳도 신축한다.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양국은 2014년 방위력협력확대협정(EDCA)에도 추가 합의, 해상안보를 위한 미군의 주둔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대중국 봉쇄 선이 한층 더 강화되는 셈이다.

끊이지 않는 아동 성착취·언론인 살해… 해결 실마리 풀릴까

필리핀 방문 예정인 마마 파티마 싱가테(왼쪽) 유엔 '아동매매·성적착취' 특별보고관과 아이린 칸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의 모습. 필리핀스타 캡처

필리핀 방문 예정인 마마 파티마 싱가테(왼쪽) 유엔 '아동매매·성적착취' 특별보고관과 아이린 칸 유엔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의 모습. 필리핀스타 캡처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돌아간 뒤, 필리핀을 찾는 마마 파티마 싱가테 유엔 '아동매매·성착취' 특별보고관과 아이린 칸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은 필리핀의 어두운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필리핀에서 아동 착취와 언론인 탄압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조사하는 게 이들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방문은 그만큼 현재 필리핀의 아동 착취·언론자유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9일 필리핀 남부에선 필리핀 아동을 납치해 포르노를 만들고 이들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호주 국적 남성 A씨가 129년의 실형을 받기도 했다.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필리핀 시골 지역에서는 외국인들의 아동 인신매매와 성 착취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필리핀은 체제를 비판하는 언론인의 생명이 위협받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달 필리핀에선 반정권 성향의 언론인 펄시벌 마바사가 제럴드 반타그 필리핀 교정국장의 사주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경없는기자회(RWB)에 따르면, 지난 35년 동안 살해된 필리핀 언론인은 187명에 달한다. 유엔은 두 조사관의 현지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필리핀에 국제인권규범과 기준에 따른 대처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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