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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감탄사는 어디 갔을까

입력
2022.11.18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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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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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는 감정·느낌(깜짝이야, 아이고), 부름(얘, 여보), 응답(네, 아니요), 요구(섬마섬마, 차렷, 어여차, 멍군), 입버릇(가설랑, 글쎄), 더듬거림(에, 저, 거시기), 주문(나무아미타불, 아멘) 등 구어의 생생한 말맛을 살리는 품사이다. 이 중 감정이나 느낌의 감탄사는 기본 의미라 할 수 있는데, 10년 전쯤 등장한 '헐'과 '대박'이 아이들부터 성인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헐!'과 '대박!' 두 가지만 쓰면 말주변 없는 사람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두 단어는 인간이 느끼는 기쁨(喜), 분노(怒), 즐거움(樂)뿐만 아니라 놀라움과 실망 등 매우 다양한 감정을 나타내니 가능할 듯도 한 말이다. '헐'과 '대박'을 번갈아 가며 대꾸하거나 이 둘을 한꺼번에 사용하여 강약도 조절할 수 있다. '그것참, 맙소사, 세상에, 아뿔싸, 얼씨구, 애걔, 어렵쇼, 쳇', '그렇지, 어머나, 어쩜, 오호, 옳다구나, 하이고' 이 많은 감탄사를 놔두고 사용되는 '헐'과 '대박'의 천편일률적인 표현은 다소 기이하기까지 하다.

일터와 직업의 세계에서 듣던 '무에리수에(점쟁이), 대려라(뱃사공), 들보(농부), 드레드레(양봉), 부라(대장간), 엿단쇠(엿장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졌다. 동네 곳곳 집집이 아이와 놀아주던 어른들의 다정한 감탄사 '가동가동, 곤두곤두, 달강달강, 쒜쒜, 걸음마찍찍'도 이젠 듣기 어려운 말이 되어 버렸다. 이래저래 고유한 감탄사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가운데 '오마이갓, 와우, 굿잡'과 같은 외국어가 빈틈을 메워가는 건 아닌지 아쉽기만 하다.

최혜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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