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업계 1위로
정현호 등 배임 혐의 고발은 불기소 처분
삼성 "재판에서 정상거래임을 소명할 것"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뉴시스
검찰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삼성전자 법인을 재판에 넘기며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사건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룹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선 최 전 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팀장(부회장)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16일 독점규제및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법인을 불구속기소했다.
최 전 실장 등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4곳인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를 동원해 삼성웰스토리에 급식 거래를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웰스토리는 8년 동안 2조5,95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3,426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검찰은 삼성웰스토리가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을 통해 사업적 위험 없이 급식 시장 최강자로 부상했다고 봤다. 실제 삼성웰스토리는 단체급식 시장에서 일감 몰아주기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급식 거래 참여 기회가 원천 봉쇄됐다.
검찰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 7월 고발로 시작됐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 원을 부과하고,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법인을 고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 전 실장과 정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자회사다.
공정위 고발 때만 해도 수사 초점은 사내 급식 부당 지원 쪽에 맞춰졌지만, 올해 들어 그룹 경영진의 배임 행위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검찰이 이재용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사건을 바라보면서 재계 이목이 집중됐다.
검찰은 그러나 이날 "그룹 계열사들이 급식 몰아주기 거래를 통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정 부회장 등의 배임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당초 공정위 고발 취지대로 사건이 마무리된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에버랜드의 중요성과 총수 일가 배당 등 수익 창출 구조 등을 거론하며, 경영권 승계에 삼성웰스토리가 간접적으로 기여한 정황을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유리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삼성웰스토리를 승계 작업을 위해 계획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공정위의 현장 조사 방해와 증거 은닉 등 혐의로 삼성웰스토리 법인과 박모 상무를 기소하고, 증거은닉과 문서 파쇄 등을 공모한 승모 과장은 약식기소했다. 박 상무 등은 직원을 시켜 '내부거래, 수의계약, 이익률 보전' 등 파일을 영구 삭제하거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디가우징(데이터 완전 삭제)하도록 했다.
삼성 측은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사실관계나 법리 판단이 검찰과 다르다"며 "재판 과정에서 정상거래였다는 점을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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